[올스타전] 축제 열기 없는 ‘바둑 올스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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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KB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가 야구나 농구처럼 휴식기에 올스타전을 치른다. 선수 선발은 온라인 팬투표로 이루어졌는데 동군에선 이세돌 9단(1088표), 김지석 4단(942표), 강동윤 7단(915표), 이영구 6단(843표), 최철한 9단(765표)까지 5명이 뽑혔고 유창혁 9단(617표)이 6위를 했다. 서군은 이창호 9단(1083표), 조한승 9단(1002표), 박영훈 9단(810표), 목진석 9단(543표), 박정상 9단(500표) 등 5명이고 6위는 원성진 7단(420표)이 차지했다. 양 팀 1~5위까지 5명이 대회에 나서지만 불가피하게 출전할 수 없는 경우 6위가 대신한다.

한국리그 출전 8개 팀을 둘로 갈라 서울-경기-광주-전남 팀이 서군, 충북-대구-경북-울산 팀이 동군이 됐다. 그러나 대회가 급조된 때문인지 홍보도 되지 않았고 축제의 열기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24일(2장전), 28일(3장전), 30일(5장전), 31일(4장전), 9월 7일(주장전). 이렇게 길게 늘어진 대국 스케줄도 궁색스럽다. 이 대회를 녹화해 9월 5~9일 바둑TV에서 방영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삼성화재배 세계대회(9월 3~6일) 기간에 맞춰 두 달 전 바둑TV가 올스타전을 기획했다고 말한다.

상금도 민망할 정도로 적다. 바둑은 축구나 야구처럼 연봉제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기사는 전적으로 상금이나 대국료에 의존한다. 상금이 곧 몸값인 셈이다. 그러나 올스타전은 우승팀 500만원에 패배한 팀은 제로. 개인 대국료는 승자 150만원, 패자 50만원. 최고기사들이 헐값으로 동원되고 있다는 비난과 불만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선수들 대부분은 출전을 약속했다. “바둑 발전을 위해서”라는 전가의 보도 앞에 이번에도 다른 목소리는 묻혔다.

한편 한국기원은 서군의 2장 조한승 9단이 24일 밤 대국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한중천원전을 위해 25일 출국해야 하는 일정을 이유로 선수에서 빼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 천원전 우승자 조한승 9단은 31일까지 중국 상하이(上海) 인근에서 중국 천원 구리(古力) 9단과 3번기를 갖는다. 서군은 조한승 대신 원성진 7단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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