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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날벼락” 가족들 실신… 통곡…/조 총장 빈소­사망자유족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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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독 유학 외동딸엔 연락안돼/김 대통령등 조문객 줄이어/어제 문안인사 받았는데…/유 대위 동생 휴가나왔다가 「비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한양아파트 317동 2402호 조 총장 사저에는 조 총장의 생모 남중숙씨(86)와 숙모 권필녀씨(78),장모 허베로니카씨(75) 등이 찾아온 친지들과 성당 교우들의 위로를 받으며 밤새 미사를 올렸다.
남씨와 허씨는 3일 오후 TV를 통해 사고 소식을 듣고 모두 실신했으며,중풍을 앓고 있는 양모 권씨는 조 총장의 순직을 알지 못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평소 효자로 소문난 조 총장은 92년 60평형의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 의지할곳 없는 숙모 권씨를 양모로 삼아 생모와 함께 모셔왔으며 사고 전날밤에도 들러 노모들의 안부를 묻고는 이날 오후 6시쯤 대방동 공관으로 떠났었다.
○…헬기사고로 숨진 조근해 공군참모총장 부부 등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서구 등촌동 국군통합병원 영현실에는 4일 오전 김영삼대통령이 조문한 것을 비롯,김수환추기경 등 각계 주요인사와 군관계인사 4백여명이 조문.
○…빈소에는 조 총장의 형 완해씨(59)와 선해(54)·장해(54)씨 등 쌍동이 동생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가족들은 사고소식을 접한 직후 독일 보쿰대에 유학중인 조 총장의 외동딸 은주씨(24)에게 급히 연락을 취했으나 은주씨가 현지에서 여행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안타까워 하기도.
○…최동환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한 장례위원회는 조 총장 등 사고희생자들의 장례를 5일 공군장으로 치르기로 결정. 조 총장 등 희생자들의 유해는 5일 오전 7시 국군통합병원에서 발인,오전 10시 서울공항에서 영결식을 가진다.
조 총장 부부의 유해는 이어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며 다른 희생자들은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된다.
○…경기도 동두천시에 사는 부조종사 유영재대위(28)의 가족들은 사고가 난후 6시간만에 소식을 군으로부터 전해듣고 통곡.
유 대위의 가족들은 소식을 듣고 찾아온 친지와 이웃 주민들의 위로 속에서도 망연자실한 표정.
군복무중 이날 오전 휴가를 나왔다가 뜻밖의 비보를 접한 동생 광재씨(24)는 『형이 사고를 당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애통해 했다.
◎순직한 조근해 공참총장/성품은 온화하지만 업무엔 칼날/전투기 직접몰고 전투태세 점검
순직한 조근해 공군참모총장은 공사 9기로 61년 임관,작전 및 정보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전력 정보통으로 지난해 5월27일 공참총장에 임명됐다.
동기생중 선두주자였던 조 총장은 처음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온화한 성품이지만 업무처리는 정확하고 대범하게 하는 외유내강형으로 특히 부하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업무처리가 깔끔하고 공사구분이 분명한 성격이지만 계급이나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부하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타당한 의견이나 건의는 폭넓게 수용하는 등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말엔 F5제공호를 직접 타고 시범을 보이며 부하들의 전투대비태세를 몸소 점검,화제를 낳기도 했다.
조 총장은 경북 영양군 일월면 출생으로 독일에 유학중인 외동딸(24)을 둔 독실한 가톨릭신자. 보국훈장 삼일장과 천수장을 받았다.
테니스 등 운동에 프로급이었던 조 총장은 평소 짬이 나는 대로 책을 읽고 고전음악 감상을 즐겨했다.<김준범기자>
◎다목적 작전용으로 걸프전서 활약/사고헬기 「UH­60 블랙호크」
추락한 UH­60 헬기의 정식명칭은 「UH­60 블랙호크 다목적 헬기」로 최대속도 2백96㎞(시속)·작전반경 6백㎞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3명의 승무원 외에 완전무장한 11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고 1백5㎜ 곡사포 등 3천6백30㎏의 화물운반 및 M60 기관총,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등 자체방어를 위한 무장탑재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1천3백여대가 생산돼 76년이후 미국 등 10여개 나라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걸프전에서도 병력수송 등 임무를 수행했다. UH­60 헬기는 UH­1H 헬기보다 안전도·탑승인원 등 면에서 뛰어나 대장급 지휘관들이 사용하고 있다. 사고헬기는 91년 제작된 것으로 그해 6월 67억원을 주고 도입했었다.<김준범기자>
◎동승참사 4인/강 소령 12년 헬기조종 “베테랑”… 이 대위 부인은 만삭
조근해 공군참모총장 부부와 함께 사고 헬기에 탔던 장교 3명은 모두 조종특기로 보라매의 꿈을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순직했고 유일한 하사관인 전해술원사는 공군이 오랫동안 길러낸 베테랑 정비사여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종사 강성윤소령은 83년 임관한뒤 헬기만 12년째 조종했으며 울릉도·백령도 등 오지의 환자 구조활동을 벌인 공로로 지난해 국군의 날 참모총장상을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 부인 박명순씨(33)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조 총장의 부관 이상훈대위는 88년 임관힌뒤 F4E 팬텀기 후방석 조종을 하다 지난 1월말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부인이 출산을 앞둔 만삭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사람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부조종사 유영재대위는 미혼으로 90년 임관이후 헬기조종을 계속해왔다.
전해술원사는 공군기술고교를 나와 19년째 정비만을 맡아왔다. 유족으로 부인 김미숙씨(34)와 1남1녀를 두고 있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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