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여기자포럼 참석차 내한 마쓰이 야요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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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의 여성언론인들은 무리한 경제발전에 따른 갖가지 폐해에 공동대처하는 초국가적 비판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아시아권의 여성인권.환경.매춘문제등에 대해 예리한 필봉을 휘둘러 주목받아온 일본 아사히신문의 마쓰이 야요리(松井耶依)편집위원(60).
한국여기자클럽이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중인 서울세계여기자 포럼에서「아시아의 여성과 미디어」를 주제로 발표하기 위해 내한한 그는 일본의 환경보호단체들에 의해 설 자리를 잃은 일부 일본기업들이 인근 아시아국가들로 오염배출공장 을 이전,환경파괴와 오염행위를 자행하고 있음을 예로 들면서 국경을 초월한공동대처가 필요함을 강변했다.
61년 아사히에 입사,지난 33년동안 사회부 기자.아시아지역총국장등으로 재직해온 그는 일본내에서 환경및 女權전문기자로 성가를 높였다.또 싱가포르주재 아시아 특파원으로 4년간 있으면서강대국들의 몰염치한 환경파괴.일본남성들의 매춘 관광.아시아여성들의 열악한 삶을 고발하는 날카로운 기사를 써왔다.
『여성이 온갖 악조건을 물리치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강한 성취욕구를 지녀야합니다.프로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뛰면 결국 주위의 인정을 받게됩니다.』 東京大 졸업이후 엄청난 경쟁시험을 뚫고 입사한 그에게『아,올해에는 여기자가 다 입사했군.남자기자 못지않게 잘 일할 수 있나』라고 했던 당시 편집간부의 말을 잊을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일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일본인의 기생관광에 반대하는 한국여대생의 시위를 접한후 매춘과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그는『일본 경제구조의 희생물인 남성산업전사들은 여성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할겨를도 없고 고단한 삶의 위안으로 紅燈街 출입을 당연시하고 있다』며『일본내의 열악한 여성지위가 일본남성들이 아시아여성들을 상품으로 유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그는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태국등 아시아국가들의 관광산업정책이 매춘을심화시켰고 인근 인도.버마.라오스 .캄보디아여성들도 이에 합세,결국 각국으로의 원정매춘까지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대기업들의 동남아 열대우림파괴 고발기사등으로 협박과갈등에 시달렸지만 독자들의 호응으로 건재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오는 4월 은퇴,자유기고가로 아시아의 여성.빈곤층등 억압받는 소수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라는 마쓰이기자는 대학교재로도 쓰이는『여성들의 아시아』『생존을 위한 아시아의 어린이』등 10여권의 저서도 갖고 있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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