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입선작-불일폭포.우리집.겨울나무.보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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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리산 천년 가락 물살로 추스르며 잡목림 수풀 사이 고지위를누비다가 심연을 내리꽂는 槍 무지개를 피운다.
서 희 자 〈서울구로구시흥본동873의40〉 추락한 시간만큼 또렷한 흔적 없다 길고 긴 편집앓이 훌훌 털고 선 송년호 모든걸 다 비운 나무는 나이테를 두를테지.
엄 동 현 〈부산시진구당감3동 주공아파트310동201호〉 ***◇우 리 집 초가집 추녀 아래 입맞춤한 연초록 꿈 반나마 열린 사립 박 덩굴 줄기따라 제비도 그리움에 젖어 긴 목 사려앉던 봄 가지마다 어느곁에 시샘이 짙어지면 장독대 봉숭아가 웃음 붉게 터뜨리는데 아내의 예쁜 손에는 꽃물이 홍건하다.
이 두 화 〈경남창원시용호동 용호국민학교〉 ***◇茶山艸堂 가는 길 산새들 시름없고 안개구름 부유하는 유배문학 꽃을 피운유서깊은 茶山艸堂 상록수 우거진 숲에 불어오는 강바람.
만덕산 오르는 길에 남해바다 펼쳐있고 茶泉,마르지 않는 목민의 정 샘솟아 귤동리 동구밖 어귀 일렁이는 갈대숲.
박 주 익 〈전남목포시산정3동 신안아파트6동〉 ***◇보 길도 바른 몸 마주하며 책장 넘긴 소리 숨결도 고이 스민 정녕 사무친 님아 병자년 죽창을 들어 아,달려갔던 강화도.
산처럼 심은 노래 섬처럼 예 왔구나 때로는 지었을 죄,살펴보는 벼랑 아래 이제는 가벼이 벗어 씻어내린 맑은 물.
양 길 섭 〈광주시북구운암동 금호아파트5동1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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