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신창원 탈옥...2년6개월의 도피

중앙일보

입력

한편의 영화같은 탈옥, 907일간의 신출귀몰한 도피, 도피중 대담한 범죄행각…

한때 우리사회에 '신창원 신드롬'을 몰고왔던 탈주범 신창원이 한국판 '쇼생크 탈출'을 감행한 날이 바로 지난 97년 오늘(1월20일)이다.

89년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중이던 신창원은 이날 새벽 미리 준비한 쇠톱을 이용해 감방 화장실 환기통을 뜯고 감방을 탈출, 교도소내 교회 신축 공사장 현장의 철제 지주를 타고 교도소 담을 넘었다.

사건이 발생하자 교도소측의 허술한 경비와 방심, 무사안일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교도소장등 책임인사의 징계가 이어졌다.

경찰은 특별검거반을 편성, 전국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최고 5천만원의 현상금을 걸며 시민들의 제보를 유도했지만 申을 다시 검거하는데까지 무려 2년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도피기간중 신창원은 서울 강남의 부유층 등 전국을 무대로 1백여건에 달하는 강·절도를 벌이고, 무기탈취를 목적으로 경찰서를 침입하고, 경찰의 감시를 뚫고 아버지와 누나를 만나는 등 전국민을 공포에 떨게했다.

한때 '건국 사상 최초의 성공한 탈옥사건'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던 이 사건은 신창원 티셔츠·일기장·그의 도피를 도왔던 여자들 등의 화제를 낳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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