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영풍문고 도서관리 POS시스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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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개구리」로 시작되는 책을 사달라고 했는데 도무지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요.출판사나 저자는 아예 모르구요.대구성서국교 다섯 어린이 얘기라는데….』 30대 회사원이 아들에게 부탁받은 책을 사려고 서점에 들렀다가 책 제목을 잊어 교보문고 객장에 설치된 안내데스크에 도움을 청했다.
여직원이 컴퓨터단말기에「개구리」를 입력하자 모니터에 제목이 개구리로 시작되는 18권의 서적목록들이 차례로 표기됐다.
목록옆에는 책내용이 간단히 표기되기 때문에 이 회사원은 손쉽게『개구리 잡으러 간 친구들은 어디』라는 책을 찾을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이 지금「아동조」에 진열돼 있고 3천원에 판매된다는 내용까지 모니터에 나타나 매장담당자들에게 더이상 이 책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지 않아도 되었다.
매장면적 2천7백평에 서가총연장이 25㎞나 되는 교보문고는 이처럼 도서관리 포스(POS.판매時點관리)시스팀을 이용해 1백50만권이나 되는 책들을 일사불란하게 관리하고 있다.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필요한 도서정보를 손쉽게 찾아 볼수 있을뿐 아니라 국내에 아직 보급되지 않은 외국서적들도 매달 입수되는 콤팩트디스크(CD-ROM)를 이용해 검색할수 있다.
또 직접 서점을 찾지 않더라도 PC통신서비스를 이용해 국내에서 최근 3개월동안 출간된 신간도서 정보나 도서내용 요약정보를검색해 구매할수도 있다.
대금결제도 현금은 물론 신용카드.지로가 가능하다.
교보문고 제1도서안내데스크에서 근무하는 金貞和씨는『하루평균 문의가 5백여건에 달한다』며『특히 정보창구시스팀이 일반인들에게알려지면서 점점 문의건수가 폭증하는 추세』라고 자랑했다.
현재 국내 대형서점중에는 서울의 교보문고와 영풍문고가 이 시스팀을 운영하고 있고 종로서적과 을지서적은 각각 내년초쯤 시스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문화센터에서 정보화우수사례에 뽑히는등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서관리 포스시스팀을 구축,운영하는 교보문고의 경우 현재 중대형컴퓨터와 22대의 포스단말기,55대의 PC를 근거리통신망(LAN)으로 묶었다.
따라서 서적의 입고에서부터 반품.판매.재고.지불.주문관리에 이르기까지 키보드 버튼 하나로 해결된다.
교보문고 白尙鉉과장(영업지원과)은『베스트셀러는 1주일마다 도서관리 포스시스팀에서 종합집계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선정된다』고 강조했다.
교보문고는 앞으로 자체의 도서정보 데이타베이스를 일반전화선을통해 전국의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특히 출판사와 서점,독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도서주문전산체제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도서관리시스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우선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서적의 70%이상이 책의 정보를 입력한「바코드」가 부착되지 않아 책표지에 담당직원들이 일일이 서점 고유의 바코드를 부착해야 한다.
또 이제 겨우 두군데에 설치된 도서관리시스팀마저 바코드형식이서로 달라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영풍문고의 한 관계자는『우리는 국제표준인 ISBN에맞추려고 노력했다』면서『교보문고의 경우 다양한 도서정보를 입력한다는 명분아래 자신들만의 바코드형식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못마땅해 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도서관리시스팀체제를 구축하는데 큰 장애요건이 된다는 것으로 더 늦기전에 표준화가 이뤄져야 할것으로 보인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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