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해 71억 긴급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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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북한의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생필품과 의약품 등 71억원 상당의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키로 했다. 지원 양은 밀가루와 라면.햇반.생수 등 6만3000세대가 15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과 취사 도구, 의약품, 담요 등이다. 구호물품은 다음주 초 육로를 통해 전달된다. 긴급 구호품에 이어 수해 복구용 장비와 식량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17일 오후 한덕수 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도 북한에서 올해에 버금가는 수해가 발생하자 총 863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홍수 피해의 심각성과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긴급 구호 요청을 고려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정부에 직접 구호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라면.생수.분유.담요.취사도구 등 긴급 구호물품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긴급 구호 물품 이외에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장비.자재 등 추가 지원 문제는 북한과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7~14일 평양 580㎜, 북창 796㎜등지에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집중호우 때문에 군에 비상동원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정부 지원과 별도로 대북 지원단체인 한국월드비전은 세면 도구.의약품.밀가루.취사 도구 등 긴급 구호 키트 2000개(2억원 상당)를 20일 인천항을 통해 보내기로 했다.

◆수해 지원 사례=1984년 북한은 홍수 피해를 본 남한에 구호 물자를 보냈다. 우리 정부는 95년 북한 수해에 따른 식량난 극복을 위해 쌀 15만t (1850억원 상당)을 보냈다. 2005년에는 긴급 구호세트 (1억9000만원어치)를 보냈다.

예영준.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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