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이것이문제다>6.외국어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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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공중전화카드를 사서 국제전화를 하려고 객실종업원에게 부탁을했는데 도대체 알아듣지 못하더군요.아주 간단한 회화조차 통하지않으니 정말 막막하고 답답하더라구요.』 지난해 대전엑스포 관광차 입국한 뉴질랜드 관광객 윌리엄 드보라(41.여)가 大田의 한 여관에 묵었을 때 겪은 고충사례다.그는 저렴한 요금으로 국제전화를 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사용하려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종업원중 누구도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한국 관광차 입국,휴전선 땅굴 관광을 나섰던 미국인 보가트(35.로스앤젤레스거주) 역시 영어가 통하지 않아 곤욕을 치러야 했다.
『여행사에서 가이드가 따라나왔는데 설명은 고사하고 영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땅굴에 들어가기 전에 주의사항 조차 들려주지 않아 땅굴 천장에 머리를 부딪쳐 고생했지요.』 보가트는 여행에서 돌아와 H여행사를 상대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감감무소식이라고 했다.국제화.세계화 추세 속에 우리나라 국민이 국제공용어인 영어를 구사하는 수준은 형편없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과 가장 빈 번하게 접촉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관광종사원의 외국어 구사수준이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전국 관광업계(호텔.여행업)종사원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관광종사원교육실태 및 의식조사」중 종사원의 외국어 구사수준을 보면「분야를 막론하고 회화가능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겨우 5.7%,「일 상적 회화가능」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27.0%로 외국어 구사능력을 지닌 관광종사원은 32.7%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관광통역안내원 및 국내여행안내원 자격증을 취득한 관광종사자를 보면 여행업의 경우는 불과 28.6%만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나 무자격자에 의한 수준 이하의 여행안내 등이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오래 전부터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의 국제화를 서둘러온 일본의경우 이미 지방의 여관업 종사자들에게까지 영어회화교육을 시키고있다.말이 통하지 않으면 충분한 서비스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종사원들에 대한 충분한 회화교육은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시급하다고 하겠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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