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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올림픽 노메달 징크스 재연-댄 잰슨 또 휘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댄 잰슨(28.미국)의 비극은 끝나지 않은것인가.
황색특급 金潤萬과 비운의 빙판황제 잰슨이 출전,국내뿐 아니라세계의 관심을 한곳에 모았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5백m의 36초대 승부는 결국 스타트싸움과 오더(출전차례)에서 결판이 나고 말았다. 역대 올림픽 링크중 최고의 시설로 세계신기록을 양산할것으로 기대됐던 잘 닦인 빙질이 오히려 일찍 레이스에 나섰던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마이너스 효과를 낸것이다.
세계최고기록 보유자(35초76)인 잰슨과 한국팀의 첫 메달유망주였던 김윤만 모두 뜻하지않은 상대의 실수로 빚어진 더딘 스타트와 매끄러운 빙질에 먼저 오른탓에 눈물을 삼켜야했다.
총40명이 출전,20조가 순서대로 링크에 나서는 5백m레이스에서 잰슨은 전날 추첨결과 2조 인코스 출발을 잡았다.
백혈병으로 6년전 숨진 누이 제인의 忌日인 이날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등 수많은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고 출발을 위해몸을 잔뜩 움츠렸던 잰슨은 그만 맥이 빠졌다.
같은 조에 속해 아웃코스에 섰던 캐나다의 신 아일런드의 부정스타트로 재출발을 하게된 것이다.
마침내 스타트라인을 박차고 나온 잰슨은 1백m를 9초82에 끊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잰슨의 장점은 달릴수록 스피드가 오르는 막판 스퍼트이므로 네번째 출전한 이번 올림픽에서만큼은 메달을 따겠구나하는 기대를 모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역주를 거듭하던 잰슨은 제3코너를 돌다 그만 휘청하며미끄러지려다 왼손으로 빙판을 짚고서야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36초68의 저조한 기록으로 골인하고 말았다.
『너무 미끄러워 코너웍에선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 없었다.충격적이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91년 월드컵시리즈에서 한차례 8위를 기록한이래 최악의 성적이었다. 딸 잰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잰슨의 부인 로빈은 『神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라며 한탄하기도.
결국 우승은 9조 인코스에서 출발,첫 1백m를 9초58의 놀라운 스타트로 끊은 러시아의 무명 알렉산드르 고루베프(36초33)에게 돌아갔다.
[릴레함메르=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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