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 속 자유분방 … 대륙의 젊은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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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 미술계의 차세대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기획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17일 개막하는 ‘부유(浮游)-중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전이다.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중국 베이징의 국립미술관인 중국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상호 교류전의 한국편이다. 한국 현대 작가들을 중국에 소개하는 ‘한국 현대미술 중국전-원더랜드’는 9월 7일~28일 중국 미술관에서 열린다.

판디안(52) 중국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에선 1세대 전위 작가의 유산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는 젊은 세대 작가들을 조명하려 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미 국제적 이름을 얻은 쩡 판쯔, 쨘 왕, 쨔오 반디, 싱 딴원 등 중견 작가는 물론,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인 챠오징핑, 먀오샤오춘, 샤오타오, 츠 펑, 타먼 등의 최신작을 볼 수 있다.

전시는 회화, 조각 및 설치, 사진, 비디오 부문으로 나눠 50명의 130여 점을 보여준다.

챠오징핑의 그림 ‘물결따라 no 1’은 중국적이면서도 서구적이다. 선과 평면을 표현방식으로 삼는 중국 전통미술의 느낌을 주지만, 좀 떨어져서 보면 서양적인 가상의 3차원 공간을 보는 느낌을 준다.

허썬은 옛 수묵화를 닮은 회화를 내놨다. “현실 세계를 도피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현대에 개입하기 위해 고대 미술을 차용하기로 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인간의 육체가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먼지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상징하고 있는 ‘최후의 심판’은 먀오샤오춘의 사진이다.

까오레이의 사진 ‘기린’은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그는 어떤 현장을 사람이 눈으로 보는 순서대로 수없이 많은 장면으로 나눠서 촬영한다. 그 다음 컴퓨터로 이를 모두 결합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사람이 눈으로 보았던 바로 그 현장을 복원해낸다.

리후이의 설치작품 ‘탈바꿈’은 나룻배가 항공모함으로 변해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작가는 “탈바꿈은 생존 본능에서 비롯한 것이고 이를 부추기는 힘은 우리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임대근 전시기획팀장은 “전시의 제목인 ‘부유’는 불안정하지만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차세대 작가들의 성향을 나타내는 말”이라며 “이번 전시는 개인과 사회, 자아와 타자, 자국과 세계의 혼란한 관계를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하는 최신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전시 설명회는 매일 오후 1시, 3시에 열리며,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다. 10월 7일까지. 02-2188-6114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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