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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美등 선진국 고전음반 열풍-제작사들 대중화 노력 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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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프랑스.일본등 선진 각국에서 클래식 음반이 인기를 끌고있다. 인구고령화현상으로 상대적으로 클래식 선호도가 높은 30대이상 연령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가운데 때맞춰 나온 음반메이커들의 클래식음악 대중화 노력이 좋은 결실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92년의 경우 전체 음반시장에서 클래식음반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지난 80년의 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세계 음반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매달 5백장정도의 클래식 음반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 각국의 클래식 열기는 무엇보다 음반사들의 탁월한 기획력에 힘입은 바 크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등 정상급 테너 3명의 노래를 한 장에 담은 폴리그램사의『3명의 테너』(Three Tenors)는 90년 처음 나온 이래 세계 각국에서 무려 1천1백만장이나 팔렸으며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음반은 클래식으로선 보기 드물게 수십만장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음반사들의 클래식 음반 장당 평균 판매량이 1년에 1만장을 넘지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기획은 대단한 성공으로꼽힌다. 현재 인기높은 클래식음악가들의 특징은 음악적 기교는 말할 것도 없고 용모에서도 뛰어나고,연주스타일등 개성에서도 아주 독특하다는 점이다.파바로티도 그렇고,플루트주자인 제임스 골웨이도 연주에 몰입할 때의 특이한 자세로 많은 팬들을 확 보했다.또 첼로연주자인 오프라 하노이의 경우「자존심」을 버리고 클래식 음악가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고혹적인 포즈를 재킷에 담아 클래식애호가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클래식 열기는 세계 음반제조업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군소메이커들이 클래식 애호가들의 다양한 취향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하르모니아 문디사의 경우 지난해 영화『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에 담긴 클래식음악을 모은 음반등 3개를 한꺼번에 빌보드 클래식 부문 10위권에 랭크시켜 메이저사를 놀라게 했다.
홍콩의 기획전문가인 클라우스 하이만씨도 클래식 초심자를 대상으로 중저가 CD판을 내놓아 크게 히트시켰다.연주료가 낮으면서도 음악성이 뛰어난 신인들을 기용한 클래식 시리즈 하나만으로 하이만씨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8백만장 이상을 팔았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유명 연주인을 잡으려는 메이저 레코드사와는달리 군소메이커들은 지금도 음악 백과사전을 뒤지면서 베스트셀러를 꿈꾸고 있다.1만명에 가까운 작곡가의 작품중에는 아직 음반으로 발표되지 않은 것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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