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광장>오토바이 헬밋 제조업체 홍진크라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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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가와사키.혼다.야마하.스즈키….
美國 전역을 휩쓸고 달리는 日本 오토바이의 상표들이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는 미국인 4명중 1명의 머리에는 「HJC」헬밋이 올라 있다.
바로 이「HJC」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고유상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국내엔 그리 많지 않다.
미국 오토바이 전문잡지인모터사이클 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2월호에서 이례적으로「HJC」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이 잡지가 미국 전역을 6개 지역으로 나눠 조사한 지난해 상표별 오토바이 헬밋 판매집계에서「HJC」는 4개 지역에서 1위로 뽑혔다.
「HJC」는 지난해 미국으로만 30만개 1천4백만달러어치를 수출,미국시장 점유율 27%를 차지한 (주)洪進크라운(경기도용인군)의 약자.
이 회사 洪完基사장(54)이 오토바이 헬밋을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지 꼭 7년만의 일이다.
71년 헬밋 內皮를 만드는 회사로 시작한 洪進크라운은 74년부터 오토바이 헬밋 생산에 나서 86년엔 본격적으로 미국시장에진출했다.
미국은 오토바이 헬밋이 안전기구로 취급돼 판매되기전 DOT(미국 연방교통성)가 정하는 각종 기준에 합격해야 하고 소비자가사용중 피해를 볼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洪進크라운이 미국에서 터를 잡기까지는 숱한 난관을 겪었으며 때로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하자는 유혹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HJC」를 끝까지 고집,88년엔 오토바이 헬밋에서 가장 까다롭다는「스넬」규격까지 따냈다.
스넬 규격이란 오토바이 경기도중 헬밋이 깨져 사망한 스넬이란선수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美國 품질규격으로 미국에서는 헬밋품질의 보증서격이다.
洪進크라운은 이때부터 판매가 늘기 시작했고 수출가격도 최상급수준인 개당 60달러를 받게 됐다.
이 회사는 설립후 매년 매출액의 10%정도를 연구 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종업원 2백명정도의 중소기업으로서는 매우 벅찬 부담이지만 품질과 고유브랜드를 내건 이상 지금까지 이 원칙은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
최근 이 회사는 분당.용인.신갈 등지에 40가구가 입주할 수있는 사원주택을 짓고 있다.작은 기업일수록 사원 복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올해 수출 목표를 2천만달러로 잡고 유럽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洪進크라운의 꿈은 하나다.「세 계 제일의 헬밋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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