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현장에서 본 베트남-經協 서둘러야 할 新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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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필자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베트남 총리의 최초 외국경제자문관으로 초청받아 우리나라 경제발전 전략을 설명하고 베트남의 경제정책방향에 관해 조언하고 돌아왔다.오늘의 베트남은 소득수준.경제구조등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60년대 중반을 연상케했다.
필자는 경제잠재력이 큰 베트남에 우리가 어떻게 진출하고 경제협력관계를 가지는 것이 좋은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보았다.
베트남은 80년대 후반 들어 정부 관리하에 시장경제의 폭을 점차 확대해감으로써 높은 경제성장의 잠재력이 현재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90년에는 5%수준이었으나 92년에는 8%를 넘어섰고 1인당 소득은 2백2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있 다.베트남은地政學的 위치.부존자원.인력등으로 보아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해안선의 길이가 3천㎞를 넘고 대륙붕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油田을 비롯,철강석.무연탄.석회석등 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중요한 자원은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이다.92년 현재 失業者는 3백70만명에 달하고 잠재실업자도 많은데 여기에 매년 1백만명 가량의 젊은 노동력이 신규로 추가 공급되고 있으니 앞으로 적어도 10년내에 높은 임금상승의 요인은 적 어보인다.
게다가 도시화도 늦어 도시용토지의 地代가 낮은 것도 투자의 좋은 요인이 된다.
따라서 베트남은 외국인투자가 값싼 인력및 토지와 결부될 때 비교적 토지소요가 큰 勞動集約型산업의 좋은 투자대상지역이 될 수 있다.현재 베트남시장에는 자전거는 물론 심지어 잉크와 사과까지 中國産이 판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쟁을 전제한 비교우위산업을 고르지 않으면 안된다.그러나 베트남은 전력부족,열악한 육로교통,얕은 水深의 항만조건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이용도가 큰 장치산업의 본격적인 유치는 적어도 5~7년후를 내다보아야 할 것같다.베트남은 아시아지역의 태평양연안국중 가장 늦게 개발의 시동이 걸린 나라인데다 장차 열릴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의進出據點이 될 수 있고,미국의 무역및 원조의 금지조치가 곧 해제될 것으로 보여 기회선점을 위해 진출을 서둘러야 할 신개척지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가 경험했듯 당분간 상대적으로 집적과 생산성이 높은 하노이-하이퐁-광닌을 잇는 북부광역권과 호치민-붕타우를 연결하는 남부경제권의 집중개발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남북을 잇는 육로교통은 협궤인 철도와 1번국도가 있으 나 이틀이상걸리고 이를 개량하는데 대규모 투자가 소요된다.
또한 남북의 연관관계가 크지 않고 중부지역에는 개발가능지역도제한되어 있어 남북을 잇는 연계개발보다 남북의 광역경제권이 별도의 自足圈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는 南强北弱의 경제력격차가 상당하다.호치민시는 하노이보다 훨씬 활력이 넘쳐보였고 방콕을 닮아가는듯 했다.우리교민도 7백~8백명이나 되고 한국식당이 10곳이 넘었다.
따라서 현재로는 남북의 경제력 격차 때문에 베트남정부는 두지역의 견제.균형화를 위해 북부권의 개발에 더 치중하고 있다.이를 촉진하려면 1백㎞의 거리에 있는 하노이-하이퐁항간의 고속도로화가 가장 시급하다.
하노이시는 하노이의 江北 및 공항방향으로 신도시의 개발을 계획중에 있고 우리나라의 대우그룹에서 1백만달러의 계획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輸出加工區로는 호치민시 근방의 2곳이 지정돼 개발중에 있고,이와의 균형을 위해 북부권에도 하노이와 하이퐁부근에 지정할 계획이다.그리고 광닌성내의 중국국경 가까이에 변방무역을 겨냥한 수출가공구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이 가장 자랑하는 관광명소인 광닌성의「하롱베이」는 3천개가 넘는 천혜의 아름다운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광자유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검토중인데 필자도 이를 권고하였다.베트남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같이 관광등 서비스업이 부진하 기 때문에 이 부문의 투자기회도 많아보였다.
그러나 베트남은 높은 성장저력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로의 점진적 이행과정에서 아직 자본주의의 제도와 관행이 충분히 정착되어있지 않다.외국투자자는 이 점의 사전이해와 대책이 필요하다.우선 토지문제와 관련해 이용권의 去來.담보.상속등 이 상당히 인정되고 있으나 국유다.
그리고 외국인투자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또한 합작기업의 경우 법제의 미흡으로 쌍방간에 분쟁이 잦고 합자비율에 관계없이 중요사항은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결정토록 되어 있어 합자비율의 경영상 실익이 적다.게다가 수출금 융제도가 미흡한 것도 큰 문제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필자는 베트남총리실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이들 문제를 지적한 바 있고,총리실과 해당부처에서도 이들 문제를 파악하고 있어 머지않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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