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게임리더 대명맡은 이영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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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축구선수로서는 단 한번이라도 월드컵무대에 서는 것이 꿈인데두번씩이나 나갈수 있으니 더 이상의 영광은 없지요.저로서는 마지막 무대니 최선을 다해 한 게임은 이겨야지요.』 지난해 11월의 대표팀 개편에서 대표선수로 발탁돼 90년 이탈리아대회에 이어 오는 6월의 미국월드컵본선에 진출하는「악바리」李영眞(31.LG)의 각오는 남다르다.
더구나 그는 제주도 체력 훈련에 이어 21일부터 마산에서 시작된 2단계 전술및 실전 훈련에서 金浩감독으로부터「그라운드의 지휘자」라는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대표팀 개편에서 노장인 그가 기용될 때부터 기대하긴 했지만 이처럼 중용되리라고는 그 자신은 물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영진이 이처럼 중요한 임무를 맡게된 것은 그가 90년 이탈리아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는 미드필더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근성있는 성실한 자세가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끌었기 때문. GK 崔仁榮(32.현대)을 제외하면 대표선수중 최고참인 李는 아직도 20대초반의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체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어 훈련에서 항상 후배들을 이끄는 모범을 보일뿐 아니라金豊柱.具相範(30.이상 대우)등과 함께 대표팀의 분위기를 주도하고있다.
김호감독은『어차피 월드컵대회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대회도 이영진.최인영.김풍주.구상범.金鑄城(독일).黃善弘.洪明甫(이상 포철)같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경기를 풀어갈수밖에 없으며 게임 리더도 당연히 이들중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이영진이 이 역할에 적임자』라고 밝혔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분위기에 압도돼 갖고있는 실력은 커녕 제대로 풀레이 한번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는 그는최근 후배들에게『당황하지 않고 우리실력만 발휘한다면 어느 팀과도 해볼만 하다』는 얘기를 틈틈이 해주며 자신감 을 불어 넣는데 노장들과 함께 열중하고 있다.
중책을 맡게된 李는『90년의 대표팀에 비해선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지만 패기와 파워.스피드에선 현대표팀이 앞서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고『모두들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여서 이번에는 뭔가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경희중.고를 나올때까지만 해도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인천대에진학하면서 햇빛을 보기 시작했으며 85년 프로무대에 진출,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면서 89년 월드컵대표로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1m69㎝,60㎏.李는 축구선수로서는 다소 왜소한 체격이지만 쉴사이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근성있는 선수로 축구계에선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마산=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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