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 모임/“당내 민주화” 요구/계파별 이합집산 새 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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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부의장·지자체 후보까지 경선확대/“개혁 위해선 누구와도 연대” 전략 현실화
민주당에서 당내 민주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대표와 총무를 경선하고 있으나 이를 확대,국회 부의장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후보등까지도 경선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당내 민주화의 목소리는 김대중씨로부터의 홀로서기 움직임과 연관돼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부영 최고위원 중심의 개혁정치모임은 지방별 원외지구당 위원장 회의를 거쳐 24일 의원모임과 25일 상임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정하고 이달말에는 이사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개혁모임이 갑자기 당내 민주화를 내건 것은 최근 노무현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나선 것과 관련이 있다.
개혁모임은 당초 김상현고문 등과 「반이기택대표」를 표방하는 전선을 펼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람을 중심으로 한 계파간의 연대는 과거의 파벌정치와 다를바가 없고 과거의 인연에 매여 운신의 폭만 제한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맥을 초월해 정책이나 강령에 따른 세모으기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일본 호소카와(세천호희) 총리가 연대를 끌어낸 플랫폼 방식이다. 일정한 강령을 내걸고 연대할 대상을 끌어모음으로써 필요한 정치목적을 이루려는 것이다.
개혁모임의 한 핵심의원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개혁만 이룰 수 있다면 이 대표측이건 김 고문측이건,아니면 어느 사람이건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개혁모임이 내건 개혁방안은 ▲지자체 후보를 지역별 대선기관에서 공천내지 추천할 것 ▲야당몫 국회 부의장을 경선할 것 등이다. 이밖에 당요원 채용에서 나눠먹기를 배제하고 공채를 통해 당당히 채용하고,신분을 보장하며,전문성 등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혁모임측은 전당대회에서 「신세대 기수론」을 내걸고 독자적인 대표후보를 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대표후보에는 이부영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민주화의 요구는 자연히 당하부조직으로부터의 호응이 기대되어 보스 중심의 계파정치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명분상으로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개혁모임이 당내 연대방식을 당내 민주화로 내세움에 따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의 계파별 이합집산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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