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코너>진공관앰프의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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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작은 신호 전류를 큰 신호 전류로 만드는 것을 증폭작용이라 하며,주로 가청주파대역(20~2만㎐)내의 음성신호를 증폭해 스피커를 울릴 수 있을만한 대신호전류로 바꾸는 전자제품을 앰플리파이어(증폭기)라하고 보통 줄여 앰프라 한다.
앰프는 증폭소자별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진공관과 보통 석(石)이라 부르는 트랜지스터다.
진공관은 초기 증폭소자로 내부를 진공화시켜 불활성 가스를 채우고 전구와 같이 필라멘트를 삽입시킨 후 소위 열전자에 의한 증폭작용으로 음성신호를 증폭시키며,트랜지스터는 과잉전자(-전하)와 정공(+전하)의 흐름에 기초한 증폭작용을 한 다.따라서 진공관이 진공상태 내에서의 증폭작용이라면 트랜지스터는 반도체인게르마늄이나 실리콘의 고체 결정 내에서의 증폭작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표현이 될 수 있지만 양자간의 증폭소자 성격에 따라 상대우위를 주장하는 각계각층의 이론과 실험이 많았다.그러나 아직까지 어느 증폭소자가 음성 증폭용으로 확실히 우세하다는「球(진공관)石(트랜지스터)재판」의 결심 을 내린 재판관은 없었다.
최근들어 소위 하이엔드 (고급)진공관 앰프와 마이너브랜드 메이커들의 진공관 앰프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 나오고 있어 가위 앰프들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한다.진공관 앰프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가.전자적 특성상으로는 당연히 트랜지스터 앰프들이 앞선다.그러나 소리는 반드시 특성과 비례하지 않는다.
특별히 인간의 귀는 변덕이 심한 것인지 수시로 귀맛이 변해 입맛보다 까다롭다.진공란 앰프라면 쉽게 증폭소자인 진공관을 여러회사 제품 또는 구형관.신형관등으로 교체해 묘한 음질 변화를즐길 수 있다.또한 진공관 자체에서 느끼는 고압 방전의 푸른 색과 히터의 불빛은 인간 내면의 노스탤지아를 자극할만큼 매력적이다.그리고 사운드는 둔탁한듯 하면서도 덜 자극적이며 자연스럽다. 진공관 증폭소자는 한번에 많은 양을 증폭해 대단히 간결한회로구성이 가능하고,간단한 부품과 광범위한 오차범위의 포용력으로 인해 수명이 긴 앰프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진공관의 수명은 2천시간 내외인데 오히려 수명이 한정되어 있어 교체한다는 것이 전체 앰프의 수명연장과 오디오적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진공관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수명에 비해 고가는 아니다(특수 3극관과 5극관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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