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테헤란 아마복싱 유일한 금 전인덕

중앙일보

입력 1994.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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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버지 복서 全仁德(25.원주군청)이 히로시마아시안게임서 기필코 금메달을 획득,아내에게 지각 결혼식의 예물로 선사하겠다는약속(本報 93년12월30일자 19面 보도)을 지킬수 있게 됐다. 전인덕은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한국팀의 유일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직 혼인식도 못올린 金현주씨(23)와의 사이에 3살난 아들 태성군을 두고 있는 무명복서 전인덕이 태극마크를 단것은 복싱입문 13년만인 지난해 11월.국내대회에서 조차 그 흔한 우승한번 못해보고 전국체전용 선수로 근근히 복서로의 명맥을 유지해가던 전인덕에게 대표로 발돋움하는 투혼을 일깨운 것은 바로 첫아들 태성.
이전까지는 목표를 상실한 주먹이 빗나가기 일쑤였는데 태성을 얻고나서부터는『철이 들었다』는 全의 이야기만큼이나 주먹이 불을뿜기 시작,올해 대통령배 2위(7월),광주 전국체전(3위)에 이어 마침내 93년11월 치러진 대표선발전 플라 이급서 당당히우승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던 것.
운동선수들의 꿈인 태극마크를 달고 난생 처음 태릉훈련원에 입소,샌드백을 두드리기 시작한 全은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 휴가때 6백만원에 전세든 고향 원주집의 단칸방으로 아들을 찾았다가 뜻밖의 약속을 하게됐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코피가 터지곤하는 맹훈속에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태성이가『아빠 얼굴이 왜 이렇게 울퉁불퉁해』하는 예상밖 질문에 할말을 잃은 全은『그래,내년 아시안게임서는 꼭 금메달을 획득,엄마에게 면사포를 씌어주마』 고 동문서답의 약속을 했던 터다.
이후 全에게 복싱은 죽기 아니면 살기의 전장터가 되고 말았다. 이번대회 결승서도 카자흐의 술탄의 펀치가 견디기 어려울정도로 강했지만 내가 지면 한국팀은 물론 우리 가정도 끝장난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를 악물고 맞붙은 끝에 9-8의 한점차 판정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劉尙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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