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에 속은 30억 예금주 하정림씨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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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張玲子씨는『지금 내가 구속되면 수백명이 거리에 나앉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張씨 사건의 파장은 만만치않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張씨는 스스로 이번 사건의 피해금액을 3백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서울신탁은행 압구정동지점 30억원 예금 불법인출 사건은 張씨가 50억원 상당의「다른 물건」을 앞세워 평소 알고 지내던河정림씨(58.여.서울제기동)를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張씨의「유혹」에 넘어가 30억원을 은행에 맡긴河씨가 21일 밤 본사와의 2시간동안 단독 전화인터뷰에서 밝혀진 것이다.
다음은 河씨와의 전화인터뷰 주요 내용.
-張玲子씨와 어떤 사이인가.
▲張씨가 과거 첫남편 金모씨와 살때부터 아는 사이다.본격적인교류는 지난해 3월 가석방된 張씨가 경희대병원에 입원했을 때 張씨의 요청으로 다시 만난 뒤부터 시작됐다.
-최근 張씨와 만난 적은 있는가.
▲지난해 말 張씨 집에 찾아가 돈을 돌려달라고 한바탕 소란을벌이다 건장한 어깨들에게 쫓겨난뒤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이틀전 張씨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온 것이 마지막 접촉이었다.
-무슨 말을 했는가.
▲張씨는『이번 사건의 피해 금액이 모두 3백억원에 이른다』고했다. 그녀는『20일쯤 시간을 주면 가지고 있는 모든 부동산을사회재단에 기부,처분한뒤 피해금액을 갚고 산에 들어가 자서전이나 쓰면서 조용히 살겠다』며『현재 인감증명등 기탁에 필요한 서류를 떼고있다』고 했다.
-張씨가 검찰에 자수할 가능성은 있는가.
▲그는『내가 죽거나 구속되면 또 수백명이 거리에 나앉게 된다.우선 건강부터 되찾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張씨를 믿고 30억원을 예금했나.
▲張씨가 50억원 상당의「어떤 물건」이 있는데 현재 20억원밖에 없으니 같이 투자하자고 했다.워낙 장래성 있는 물건이라는판단이 들었다.物主가 은행에 현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겠다는 張씨의 말을 듣고 돈을 입금했다.
-그 이전에는 張씨와 거래가 없었나.
▲가석방 직후 체납세액을 갚기위해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해 金모씨의 이름으로 된 경기도 화성군봉담면 땅 5천3백평을 담보로 잡고 상당한 돈을 빌려주었다.이돈을 돌려받지 못해 독촉하다이번 사건에 말려들었다.
-예금 과정에서 별 문제는 없었나.
▲은행지점 관계자들이『우리 張회장님,우리 張회장님』이라며 설설 기었다.그래서 혹 사고가 날까봐 예금도 지점장 대신 창구 여직원을 통해서 했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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