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방향감각 잃었다(증권풍향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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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널뛰기」 계속/주도주 부재… 기관 “사자­팔자” 반복
증시가 최근 방향감각을 잃은채 짙은 안개속을 헤매고 있다.
당국의 1·14 증시진정책이후 주가는 15,17일 이틀간 15포인트가 떨어졌다가 18,19일 이틀간 23포인트가 올랐고,다시 20,21일에는 16포인트가 빠지는 등 이틀 간격의 널뛰기 양상이다.
기관투자가들도 뚜렷한 투자방향을 잡지 못하고 매도우위와 매수우위를 하루 간격으로 되풀이하고 있다.
올들어 줄곧 매수우위였던 은행들은 17일 매도,18일 매수,19일 매도,20일 매수,21일 매도우위 등 숨가쁘게 샀다 팔았다하고 있으며 보험·증권사들도 이와 비슷한 매매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소위 「블루칩」들과 고가 저PER주들은 이틀째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특히 놀랄 정도의 상승세를 보였던 이동통신 관련주들도 21일 별다른 이유없이 급락으로 돌아섰다.
대신 오래도록 외면당했던 1만원내 안팎의 저가주들이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최근 이틀 사이 대부분 상한가 행진을 펼치고 있다.
블루칩들과 고가 저PER주,이동통신 관련주들이 곧 오름세를 회복할지 여부는 그동안 상승폭이 과도했던 탓으로 자신할 수 없고,저가주들의 도약도 뚜렷한 근거가 없는 증안기금의 매입설에다가 주도주들의 약세를 틈탄 반발 매수세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더이상 계속될지 불투명하다.
증시가 이처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객예탁금이 3조4천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에 있고 시중 실세금리도 10%선에 근접해 있는 등 좋은 「자연적 여건」과 당국의 집요한 주가진정책 등 좋지 않은 「인위적 여건」 사이에서 기관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심한 갈등속에 향후 장세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는 당분간 주가재편 과정을 거치며 시장전체의 합의를 끌어낼 주도주 찾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이렇게 되면 곧 닥쳐올 월말의 막대한 자금수요와 지난해 10월이후 주가가 25% 이상 급등하면서도 별다른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조정기에 진입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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