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학계 인공肝 개발 들썩-기능멈춘 환자 생존연장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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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美國 의학계는 지금「꿈의 臟器」로 불리는 간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간 개발붐에 들떠 있다.
인체기관중에서 가장 무겁고 인류가 만들어낸 다른 어떤 화학공장보다 정밀하게 수천종의 물질을 거뜬히 처리해내는 간은 뇌와 더불어 가장 흉내내기 어려운 장기로 꼽혀왔다.
그러나 美베일러醫大팀과 유전공학회사인 셀렉스 바이오사이언스社는 최근 말기 간암이나 경변증으로 간기능이 완전 정지된 환자들에게 적어도 1주일정도는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인공간시스팀을 완성해냈다.
이들이 고안해낸 시스팀의 원리는 간단하다.
환자의 혈액을 뽑아 돼지간세포를 추출해 만든 체외장치속을 통과하도록 한후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것이다.
신부전환자에서 행하는 혈액투석과 비슷한 원리인 셈이다.
간이 하는 일은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
이중 음식물의 소화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노폐물의 처리는 특히중요하다.
매일 10g이상의 암모니아와 같은 독성노폐물이 만들어지며 간은 이를 인체에 무해한 요소로 바꾸어준다.
간경변증과 같이 간이 나쁜 사람에게서 안절부절 못하고 의식이혼탁해지는 신경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처리되지 못한 암모니아가 뇌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비록 돼지간세포이긴 하나 암모니아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대사과정은 인체간세포에서와 똑같이 이뤄진다는 것.
물론 이 시스팀이 인체간의 역할을 1백%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아니나 인간의 간세포를 시험관내에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의발달로 올해께면 인간간세포에 의한 보다 완벽한 인공간시스팀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간시스팀이 갖는 의학적 의미는 매우 크다.미국에서만 매년1만5천명이상의 환자가 간이식술을 받아야 하나 이중 3천명정도만이 시술될 뿐이다.
간암.간경변등 심각한 만성간질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선 사정이더욱 절박하다.
이들 말기 간환자들의 유일한 희망은 현재로선 다른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이식받는 길뿐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뇌사자가 적고 장기기증도 보편화돼 있지 않아 이식간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개발된 인공간시스팀은 간이식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환자의 생명을 잠시 연장시키기 위해 실험적으로 쓰이고 있는 정도이나 임상적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보다 많은말기 간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 다.
〈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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