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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용은 거물 무기상/무기사기/5공때 대공산권 수입 거의 독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87년 러시아제 탱크 들여와/미 전투기용 미사일 군납도 시도/이번 포탄수입 거래선 변경에 깊숙이 개입
국방부 포탄사기사건과 관련,지난 15일 돌연 출국한 광진교역 대표 주광용씨(52)가 5공 당시 안기부 등의 부탁으로 러시아 주력탱크(T­72)를 도입하는데 성공했으며 청와대 등 권력기관의 비호를 받아온 거물급 중개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또 국방부가 1차 90㎜포탄 수입선을 미국 PCT사에서 프랑스 FEC사로 변경하는 과정에도 깊이 개입,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배후인물로 밝혀지고 있다.
18일 군정보소식통과 무기중개상 등에 따르면 주씨는 한국과 러시아간 정식국교가 수립되기 이전인 지난 87년 안기부와 군당국의 주문을 받고 러시아 주력탱크기인 T­72 2∼3대를 도입했다.
이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한국정부는 러시아제 탱크를 ▲무기정보 획득 ▲전시 등 두 목적으로 도입을 추진했으며 이 가운데 1대가 내년께 일반에 공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비밀무기 구입 역할이 맡겨진 것으로 미뤄 주씨는 5공때부터 권력과 연결돼 국방무기 도입에 상당한 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무기수입 업계에서는 공산권이 무너지기전 주씨가 저격용 권총 등 공산권에서 무기를 도입하는데 거의 독점적인 역할을 했고 이같은 그의 위치와 역할 때문에 외국업체들로부터도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고있다.
주씨는 이번 사기사건이 발생한 후인 지난해 10월에도 일반중개업자들로서는 중개하기 어려운 거액의 미국제 전투기용 공대공미사일(AGM65·일명 매버릭)을 베이루트무기상을 통해 군납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주씨는 공산권과 관계가 개선된 이후부터는 특별한 역할배정을 받지 못했으나 군수담당 관리들과는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탄수입선이 미국회사에서 EFC사로 바뀔때도 주씨는 큰 역할을 했다.
처음 90㎜포탄 공급을 계약한 미 회사가 포탄을 구하지 못해 계약이 파기되자 국방부는 재발주규정을 무기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새 계약을 했는데 배후에는 주씨와 또 다른 거물급 재미교포 무기중개상의 조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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