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TV 체험삶의현장 명사들의 3D현장 에피소드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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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KBS-2TV의 인기프로『체험,삶의 현장』(매주 일요일 밤9시)은 사회 각계 명사들이 소위 「3D직종」에 직접 참여해보는장면을 담는만큼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도 풍성하다.
지난 10월23일 첫 방송이 나간 후 지금까지 이 프로에 출연한 명사는 모두 22명.
정치인으로는 이인제노동부장관(인천주물공장),박찬종의원(지하철공사장),서청원의원(벌목작업),함종한 강원도지사(탄광)등이 출연했다. 또 김혜선(돼지사육),유인촌(환경미화원),김서라(염색공장),이혜영(옹기장이)등 인기연예인과 지휘자 금난새(갈치잡이),농구선수 허재(연탄배달부)등도 땀의 의미를 체험했다.
CF출연으로 TV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찬종의원은 지하철 공사장 인부로 반나절 근무하고 나서『오전 일이나 오후 일이나 다 같으니까 그만하게 해달라』고 제작진에 통사정.
그러나 제작진이『이 프로는 거짓말을 모른다.작업을 포기하는 것까지 내보낼테니 알아서 하라』고 말하자 겨우 작업을 끝냈다는것. 삼척 경동탄광에서 막장 일을 했던 함종한 강원도지사도 처음엔 소풍나온 기분이었으나 나중에 탄가루때문에 숨을 못쉴 정도가 되자 채탄작업을 포기할 뜻을 몇번이나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구로동 주물공장에서 야간작업을 했던 이인제장관은 쇠자르는 것이 서투르다고 근로자들로부터 호통을 들어가면서 8시간 작업을 끝낸뒤엔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두 손이 마구 떨릴 정도였다고 한다. 벌목작업에 나섰던 서청원의원의 경우 나무를 나르면서『어영차,어영차』한다는 것이 힘이든 나머지『휘영청,휘영청』이라고 해 근로자들과 제작진을 웃게 만들었다.
농구스타 허재는 봉천동 달동네를 하루종일 오르내리며 연탄 1천장을 날라 주민들의「동정」을 사기도 했다.
쓰레기 수거작업을 벌이다 콩나물 쓰레기를 뒤집어쓰기도 했던 유인촌은 때마침 지나가던 「똥차」를 보고 동네아주머니들이 『냄새야』라면서 코를 틀어쥐자 『누구 몸에는 냄새나는 것 없나』라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지난주 방송된 금난새씨편은 금씨는 물론이고 제작진도 모두 배에서 쓰러진 기록을 갖고 있다.
금씨가 승선 30분만에 구토를 한데 이어 카메라맨까지 구토해나중에는 PD가 직접 카메라를 돌려야 했다.그때문에 금씨는 그날 일당을 채우지 못해 이튿날 다시 위판장에서 여자들틈에 끼어고기를 내리고 분류하는 작업까지 해야했다.이 프로제작진은 유명인들의 체험현장을 솔직하게 전하기 위해 몇가지 원칙을 세워놓고있다. 작업중에는 출연자들에게『의원』이나 『장관』등의 호칭을 절대로 쓰지 않고,편집도 슬로모션등 기교를 배제하고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한다.또 출연자 1인당 10분도 채 안되는 방송을 위해 30분짜리 테이프 10개를 찍는다.
김재연PD는『사회 각계 유명인들이 서민의 삶의 현장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이웃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 프로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金泳三대통령도 출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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