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無챔프시대 걱정되는 한국복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프로복싱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 89년 무려 7명의 세계챔피언을 거느리며 황금기를 구가하던 한국주먹이 최근 잇따른 연패로 이젠 단 한명의 세계챔피언도 보유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내최초의 WBA페더급 세계챔피언으로 각광받았던 朴永均(현대체)이 지난 4일 9차 지명방어전에서 엘로이 로하스(베네수엘라)에게 분패함으로써 한국은 9월이후 후반기에만 3명의 챔피언을잃고 말았다.
명예은퇴의 柳明佑(9월),석연찮은 판정끝에 WBC슈퍼플라이급타이틀을 내준「돌주먹」文成吉(모리스체.11월)에 이어 박영균마저 타이틀을 내주고 만것이다.
이제 남은 현역 챔피언은 오는 23일 일본 나고야로 원정,WBC밴텀급 2차방어에 나서는 프로에선 다소 신예주먹인 邊丁一(화랑체) 단 한명뿐.
邊 또한 대전장소가 텃세가 심한 일본땅인데다 자신의 10전승(4KO)전적보다 두배이상 많은 도전자 야쿠시지 야쓰이의 19승(14KO)1무2패의 경력과 파괴력이 결코 만만치않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망주 車南勳(태양체)이 이보다 열흘 앞선 13일 역시 일본에서 WBC플라이급 챔피언인 일본의 수입복서 유리 아르바차코프에게 도전하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희박하다.이들 邊과 車 모두 원정경기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패할 경우 한 국은 70년대이래 사상 여섯번째로 無챔피언시대란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한국프로복싱은 지난 66년 金基洙의 첫 세계제패이후 74년 洪秀煥이 WBA밴텀급 타이틀을 획득하며 활기를 띠기 시작한 이후 챔피언의 맥이 끊겼던 때는 76년(2~11월),77년(5~11월),78년(5~9월),80년12월~81년1월 ,82년11월~83년3월등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다.
한편 최근 이같은 한국프로복싱의 쇠락은 그간 끊이지 않았던 KBC(한국권투위원회)의 내분과 생활향상에 따른 복싱기피 현상이 맞물린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李鍾成회장이 문화체육부의 승인을 받아 정식취임,집행부가 안정돼 옛 영화를 되찾기위한 통일된 노력을 기울일수 있게된 점이 다소 위안이다.
○…88서울올림픽 복싱 플라이급 금메달리스트로 프로에서 활약중인 金光善(29.화랑체육관)이 5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90년5월 당시로선 최고인 1억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프로에 입문한 金은 두차례 세계타이틀에 도전했으나 실패한바 있다.프로전적은 6승(4KO)2패.
〈劉尙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