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 이렇게 보완하자-서울 YMCA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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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학수학능력시험,바른 교육의 길인가-.
전국민의 관심과 뜨거운 논란 속에 2차 修能 시험을 끝낸 고3학생과 교사.교수.학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 처음 시작된 이 제도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서울YWCA가 24일 마련한 학생보호운동 세미나에서 대입 수능시험에 대한 결론은 「문항의 성공,실시제도의 실패」.
주제발표에 나선 曺永達교수(서울大)는『우리의 현대 교육사에서수없이 바뀐 大入제도들 가운데 이번 수능시험만큼 긍정적으로 평가된 시험제도는 거의 없었다』며 이는 문항출제가 정상적이고 적절한 평가였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따라서 고등학 교 내신을 반영하는 현행방식을 유지하면서 수능시험 출제방식도 지금의 학력평가고사 체계를 몇가지 보완.발전시켜야한다는 주장이다.
첫째,교육부나 국립평가원 내에 수능시험 교수.학습 상담실을 설치하고 이를 상설운영할 것.이를 통해 고교교사는 교수.학습 개선에 도움을 받고,평가원 역시 출제방향을 결정할때 교육현장의현실을 감안할수 있어 상호도움이 된다.
둘째,현재 언어.외국어.수리탐구의 세영역으로 돼있는 수능시험은 뚜렷한 이론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고등학교의 필수교과들은 모두 출제영역에 포함시킬것.예컨대 새로 실시되는 제6차 교과과정에 맞춰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예체능을 모두 포함시키는것이 기본적 시민자질과 사고능력을 좀더 철저히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고교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도 문과와 이과를 구분해 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이와함께 고교교육이 교과중심으로 돼있는 실정에서 통합교과적.탈교과적 평가는 문제가 많으므로 수능시험의 개념과 성격이 좀더 명확해져야한다.
셋째,출제문항수를 늘려 국어.수학.영어 이외 교과목들의 교육및 평가를 정상화할것.교과마다 적어도 10문항 이상 주어져야 최소한의 평가요소들을 골고루 포함시킬수 있으나 국사와 세계사의경우 합쳐 6~7문항밖에 출제되지 않는다.따라 서 시험을 이틀에 걸쳐 치르는 한이 있어도 그 평가비중이 너무 낮아 고교교육에서 소외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
넷째,현재 전혀 공개되지않고있는 수능시험 결과를 분석.연구해이를 고교에서 적극 활용토록 할것.
다섯째,서로 다른 시험의 난이도를 똑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란거의 불가능하므로 대학별 본고사 실시를 전제로 수능 시험은 한번만 치르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李仁奎교사(성동기계공고)는 『수능시험이 열린교육의 가능성을 열었으나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자체를 고치기는 어려운 제도』라고 평가했다.평가를 통한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을 겨냥한 제도인만큼 학생들의 입시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 본 래의 취지가더 살아날수 있게 돼있다는 것이다.더구나 교과서와 교과과정은 그대로인채 평가방법만 별안간 달라져 교사와 학생이 모두 극도의혼란을 겪고있다고 전했다.따라서 수능시험을 정착시키려면 ▲교육과정.교과서.교사용 지도서.실험도곶 .교육보조자료.학교시설.교사연수 등의 여건 보완 ▲새로운 교수.학습 모형과 모범지도안 보급▲교사들의 전문성.자주성 보장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자주성.
비판정신을 길러주는 허용적 교육분위기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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