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오른 김 대통령/한미 정상 백악관서 석별의 조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클린턴 딸 불러 인사시킬 만큼 친근감 생겼다”
▷앵커리지 기착◁
지난 8박9일간의 미국방문을 마치고 24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을 떠나 귀국길에 오른 김영삼대통령은 중간 기착지인 앵커리지에 잠시 머무는 동안 월터 히클 알래스카 주지사와 톰 핑크 앵커리지 시장을 접견하고 교민들을 격려.
김 대통령은 공항내 대한항공 귀빈실에서 히클 주지사에게 『주지사께서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
김 대통령은 또 한국과 알래스카의 경제협력이 보다 확대되기를 바란다는 히클 주지사의 요청에 『알래스카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매우 가깝다』면서 『한국과 알래스카간의 경제협력과 투자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 김 대통령은 이어 공항청사내에 있는 주정부 귀빈실로 자리를 옮겨 교민 대표 30여명을 접견,다과를 함께하며 격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교민들도 이제 조국 걱정은 말고 이민국가인 미국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거듭 당부.
김 대통령은 또 『이번 방미는 아침부터 밤까지 한시도 쉬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특히 오늘 아침 백악관에서 조깅을 할 때는 클린턴 대통령이 일부러 자기 딸을 불러 인사를 시킬 만큼 한미 정상간에 인간적 친근감이 생겼다』고 소개.
김 대통령 내외는 이에 앞서 24일 오전 워싱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2백여명의 환송을 받으며 특별기 탑승에 앞서 뒷줄에 선 교민들에게까지 손을 내밀어 악수를 나눴고 손명순여사는 교민이 안고 있는 어린이의 볼을 비비며 작별인사.
▷김 대통령­클린턴 조깅◁
김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24일(현지시간) 클린턴 대통령과 백악관 뜰에서 조깅으로 방미일정을 마무리.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45분부터 약 15분동안 클린턴 대통령과 백악관 뜰에 마련된 4백m 트랙을 8바퀴 조깅.
흰색 점퍼에 빨간 모자 차림의 김 대통령은 역시 흰색 점퍼에 파란색 모자를 쓴 클린턴 대통령과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조깅.
김 대통령은 『지난 7월 서울에 이어 다시 함께 뛰게 되어 기쁘다』며 『재생고무트랙이 달리기 편하다』고 인사.
또 김 대통령이 평소 새벽 5시에 조깅하는 습관을 생각한듯 『조금 일찍 뛰는게 좋다』고 얘기를 건네자 클린턴 대통령은 『나는 7시20분쯤 딸을 학교에 보내고 난뒤 뛴다』고 설명.
클린턴 대통령은 『젊어서 운동을 많이 해야 건강에 좋다』는 김 대통령의 말에 『젊을 때 체중이 많이 나갔었는데 지금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조깅을 마친뒤 천천히 걸으면서 트랙을 두바퀴 더 돌며 의료보험 문제를 화제로 담소. 평소 시속 11㎞로 조깅해온 김 대통령은 이날 시속 8㎞로 달렸는데 이는 김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의 조깅속도에 맞춰 뛰었기 때문.
「우정의 조깅」으로 이름 붙여진 이날 백악관 조깅은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이후 외국 정상과 가진 첫 조깅이어서인지 20여명의 미국 기자들이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리기도.<앵커리지=김현일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