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 책의 진로와 전망 주제 국제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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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래는 멀티미디어의 시대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CD-ROM 등을 통해 영상과 소리와 문자를 동시에 전달하는 멀티미디어는 이미 실용화됐으며 앞으로는 더욱 일반화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책과 출판산업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있다면 어떤길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인가.
17일부터 3일간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는「멀티미디어 시대의 책의 진로와 전망」을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려 이 문제를 집중 조망했다.책의해조직위원회 등이 주최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페르난도 구에데스 국제출판협회장,게르하르트 쿠르체 독일서적상및 출판협회장 등 해외 전문가 9명과 유재천 서강대교수등 국내전문가 3명이 참여해 주제발표와토론을 벌였다.
유재천교수는 책의 미래에 대해『미디어 발전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매체는 옛 매체를 완전히 대체하기 보다는 부족했던 특성을보충하면서 공존해 왔다』고 분석하고『앞으로 문서와 정보의 저장및 검색 기능은 뉴미디어가 맡고 책은 본래의 진 정한 문화적 역할에 치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책이 다른 매체와의 경쟁 속에서 존속하기 위해서는 문화매체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야한다』고 규정하고『출판산업의 혁신과 독서인구의 양성이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밀라그로스 델 코랄 유네스코 도서저작권국장은『미래사회는 디지틀화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정보-인간적 고뇌.윤리적인 가치.정신적 감수성-는 무시하고 소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정보만을 가치있게 여기는 사회가 될 염려가 크다』고 전망하고『 인간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뉴미디어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언어에 대한 이용법을 배우는 것이 새롭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쿠르체 독일출판협회장은『멀티미디어 시대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독서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책뿐 아니라 모든 매체를 통합,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긍정적인 독서능력을 개발한 독일 아동들을 조사해보면 부모와 친구가 책을 읽으며 서점.도서관에 따라가 본 적이 있고 수수께끼풀이등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언어의 즐거움을 배웠으며 자신의 기준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를 다루는 법을 배운 어린이들』이라고 소개했다.
구에데스 국제출판협회장은『미래의 정보서비스는 보다 진보된 출판기술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대형 데이타베이스연결망을 이용,독서자료나 수업자료를 주문에 맞춰 만들어주는 서비스는 이미 미국의 맥그로힐출판사가 90년부터 시작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앞으로 출판산업은 고객이 원하는 때와 장소에 맞춰 정리된 자료를 전송해주는 정보망 중심의 출판 등 신기술을 이용한 많은 개척지를 남겨두고 있다』면서『국제출판협회는 미래의 변화에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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