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인&아웃] 군용 비옷을 호텔 베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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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호텔이 시애틀에 이어 포틀랜드에 두 번째 지점을 오픈했다. 호텔 창시자 중 한 명인 알렉스 칼더우드(Alex Calderwood)는 “에이스 호텔은 기존의 모던하고 일반적인 디자인의 반복을 거부한다. 모던 보헤미안을 컨셉트로 실용과 로맨틱을 결부한 ‘인스턴트 클래식’을 표방하며, 클래식한 다운타운 호텔로 재탄생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79개의 룸과 레스토랑·커피숍·전시 및 이벤트 홀을 갖추고 있다. 1층은 널따란 창문에 높은 천장이 돋보이고 안내 데스크에서 방으로 이동하는 길 전체에 원목이 깔려있다. 룸 내부에는 더블 사이즈 침대와 소파·책상 등이 구비돼 있고, 욕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대체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룸 내부에서 눈여겨볼 것은 침대. 보통 벽과 닿는 머리맡은 단단한 판으로 만들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군대에서 쓰는 판초를 재활용한 ‘덧베개’를 설치했다. 벽에 기대 책을 보거나 TV를 시청할 때 푹신함을 느낄 수 있고 자세도 훨씬 편하다.

침대와 마주하고 있는 책상 역시 부대에서 사용했던 캐비닛을 일부 사용해 디자인했다. 두 명이 동시에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기다란 나무 테이블 다리를 수납 공간으로 이용한 것. 게다가 벽에는 방마다 각기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헤미안 느낌과 정돈된 편안함이 섞여 있는 빈티지 컨셉트다.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The Clyde호텔(1912년 설립)’을 찾아 리모델링했다. 그중 욕조의 철봉 커튼과 해바라기 샤워 부스, 그리고 널찍한 주방 개수대는 그대로 유지한채 보수했다.

호텔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미각 여행이다. 로비 오른편에 위치한 ‘Stumptown Coffee Roasters’는 커피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듀안 소렌슨이 직접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고 블렌딩해 주는 곳으로 30여 개의 커피숍 중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소렌슨은 세계 각지의 커피 농장을 돌아다니며 현지에서 원두를 구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비 왼편에는 심플하면서도 재료 맛을 그대로 살린 ‘Clyde Common’ 레스토랑이 있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유럽식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외부와 통하는 열린 공간 덕분에 홀의 면적이 넓게 보이고, 커다란 오픈 키친과 고풍스러운 바가 눈길을 끈다.

호텔은 1박에 85~250 달러.
주소 1022 SW Stark Street Portland, ORE 97025
전화 1-50-32-28-22-77 www.acehotel.com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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