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휴식년제 실시해야-시민환경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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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날 회의에서 李덕승 서울YMCA 시민사회개발부장은『YMCA가 지난달 서울 시민 5백56명을 대상으로 「북한산 생태계 파괴실태에 대한 시민의식조사」결과 『86.2%가 훼손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그 원인은 등산객의 무분별 한 행위가 59.1%로 가장 많았는데 77.5%가 몇년간 입산을 전면 금지하는 휴식년제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18.9%에 불과했다는 것. 「북한산 국립공원의 생태계 파괴현상과 대책」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李景宰교수(서울시립대.조경학)는 『북한산국립공원은 지난해 등산객만 4백30만명에 이르는등 과도한 이용으로 토양이 침식되고 주변 숲의 나무뿌리가 드러나는등 인간의 허 파구실을 하는 숲의 생태계 파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계 회복을 위해 휴식년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북한산의 조류생태계」를 발표한 경희대 尹茂夫교수(생물학)는『89년 북한산에서 관찰된 61종의 조류중 올들어 사라진 종만7~8종에 이르는등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이는 등산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계곡이 오염돼 새들이 먹이를 구할 수없기 때문이라는 것.
「북한산살리기와 시민 여가생활」을 발표한 延世大 金찬호 강사(문화인류학)는『여가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가 큰 현실에서 북한산 휴식년제가 무리없이 수용되려면 대안적인 여가공간이 충분히 확보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시내도로변에 녹지를 조성하는등 생활주변의 다양한 휴식공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이어 토론에 나선 국립공원 관리공단 鄭權燮운영부장은 『북한산휴식년제는 서민들의 유일한 휴식공간을 뺏는 조치』라며 『환경보호와 이용의 조화를 이루는 공원운영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연보호를 위한 시민의 모임」회장 黃인철씨는 『등산객의 급증으로 휴식년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서울 주변의 다양한 산들을 이용토록 권장해 북한산에만 몰리는 등산객들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논란에도 불구,서울YMCA는 이날 북한산 휴식년제를 시민들에게 공식제안하고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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