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대석>축구협회 정몽준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지금이야말로 축구를 중흥시킬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이런기회가 다시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전축구인들이 일치단결,중지를 한 곳으로 모아야합니다.』 지난 1월 역대 축구협회장중최연소로 취임한 鄭夢準회장(42)은 한국이 기적적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전국민의 관심이 축구로 쏠리고있는 이때야말로 침체된 국내 축구를 살릴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2002년 월드컵 유치,프로리그 활성화,전용구장확보,대표팀 수술,집행부개편,협회 사무국 보강등 축구계의 숱한 현안을 과연 어떤 방법으로 헤쳐나갈지 「스포츠 초대석」에서 鄭회장으로부터 들어본다.
-국내 축구 중흥을 위해서는 프로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프로축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좋은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주는것이 급선무이긴 하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프로가 출범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구단주회의 한번못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수 없습니다.전용 구장 확보,월드컵및 올림픽대표팀 운영등 중요사항이 구단주의 결심없이 어떻게 이뤄질수 있겠습니까.프로야구는 처음부터 구단주회의를 명문화,1년에 한차례 이상 모여 그해 사업의 골격을 합의함으로써 착실히발전하고 있습니다.가능하다면 빠른 시일내에 구단주들이 모여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호남구단등 2개 이상 구단 창단과 함께 지역연고제 도입이 프로활성화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의 프로축구는 다소 기형적인 것이 사실입니다.지역적으로도 서울. 영남에 한정되어 있고 지역연고도,도시 연고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입니다.저자신도 호남팀 창단을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금호.기아등 호남 연고 기업들에 구단 창단을 열심히 권유해 보겠습니다만 구단창단에는 정부측의 지원사격이 절실합니다.스카우트문제를 포함한 지역연고제등을 협회 차원에서 검토,좋은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협회 전용구장 확보는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거론되었지만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어떤 복안이 있는지요.
▲청소년.상비군등 대표선수들이 마음놓고 연습할수 있는 구장이하나도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전임 金宇中회장께서도 노력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동대문구장을 협회 전용구장으로 할것을 관계당국과 긴밀히 협의해볼 생각입니다.
우선 내년중 울산에 잔디구장 2개를 마련,대표선수들이 마음놓고 사용토록 할 계획입니다.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는 언제쯤 구성됩니까.
▲사회적으로 덕망있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어른을 위원장으로내정하는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위원장 인선만 끝난다면 각계각층인사로 이루어지는 유치위원회는 이달내에도 구성할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진출을 계기로 한단계 더 발전된 한국 축구를 볼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새로운 대책은 없습니까.
▲우수한 어린 선수들을 유럽.남미등 축구 선진국에 유학시키는방안을 추진중입니다.문화체육부와 협의해 내년부터 10명이내의 중.고교 선수들을 2~3년동안 유학시켜 선진 축구를 몸으로 배우게 할 생각입니다.
-실업축구가 위축됨으로써 대학등에 파급되고 있습니다.축구의 저변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데요.
▲학교.실업팀들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축구가 생활스포츠로 자리잡도록 시.도별 구.군대항 축구대회를 주말리그로 열고 연말에 각 시.도 우승팀끼리 벌이는 전국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고교.대학시절 전국체전에 스키.승마선수로 출전한바 있는 鄭회장은 「볼만 하나 있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아무데서나 쉽게 할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라는 축구 예찬론자여서 축구인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사뭇 크다.
〈林秉太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