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KBS교향악단,국립교향악단 창단계획에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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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부의 새로운 국립교향악단 창단 계획에 KBS교향악단이 반발하고 있다.KBS교향악단 악원회장 정승영씨등 악단대표 5명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역사나 성격으로 보아 KBS교향악단은 엄연히 국립교향악단의 법통을 이어받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국립교향악단 창단이냐』며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새로운 국립교향악단 창단이 제기된 것은 지난 8월20일 지휘자 鄭明勳씨가 金泳三대통령을 면담하면서부터.이 자리에서 鄭씨는『국립교향악단창단 여건이 조성된다면 적극 참여해 세계수준의 악단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건의했으며 이에 金대 통령은『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자 KBS교향악단은 9월10일 단원일동 명의로「대통령께 드리는 건의서」를 청와대로 보내『새로이 국립교향악단을 창립하는 대신 국립교향악단의 법통을 이어온 KBS교향악단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 라고 건의했다.그러나 이 건의안을 검토한 문화체육부는 10월4일 회신을 통해『정부에서는 국립교향악단의 창단계획을 검토중이나 현재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KBS교향악단과는 별도로 운영돼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교향악단과는 별개의 새로운 국립교향악단을 만들겠다는 문화체육부의 회신에『그렇다면 KBS교향악단은 이제 단순히 방송교향악단으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느낀 KBS교향악단대표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것.
○…1981년 정부는 좀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는 취지로 국립교향악단의 운영을 한국방송공사로 위임했다.그때부터 이름이 KBS교향악단으로 바뀌었다.KBS교향악단이 국립교향악단의 법통과 성격을 그대로 잇고 있는데 다시 새국립교향 악단을 만들필요가 있느냐는게 KBS교향악단측의 주장.이들은 鄭씨나 문화체육부의 구상은 예술종합학교음악원 학생들을 중심으로 국립교향악단을 만든다는 것인데『그렇다면 한 학교의 교향악단에 「국립」이란이름을 붙이는게 과연 타당한 처사냐 』며 당국의 재고를 촉구하고 있다.
〈李京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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