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 연구 계량적 방법 도입-노벨경제학상 포겔.노스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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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경제적으로 접근하면 색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로버트 포겔 시카고대학 교수와 더글러스 노스 워싱턴대학(美 세인트 루이스소재)교수가 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바로 이런 연구방법론을 평가받은 결과다.
과거의 문헌과 자료를 토대로 경제사를 計量的으로 새롭게 접근한 연구방식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학계에서는 이를「계량경제사」로 분류하고 있으며 두 사람은 이 분야의 始祖로 통한다. 포겔 교수는 한 例로 남북전쟁전의 노예제도를 이런 시각으로 접근했다.즉 노예제도가 사회적이나 인권적으로 좋고 나쁜 것을 떠나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느냐 하는 연구였다.흑인부인을 둔 포겔교수는 이 연구에서 노예제도가 생산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려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노예제라는 과거의 제도나 사실을 생산경제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새로운 해석을 끌어 내는 것이다.
노스교수는 경제사중에서도 특히 경제제도의 변천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거래비용 절감을 필수요인으로 하는 제도변천이 경제성장의 근원이 되었다고 보는 관점이다.그는 또 경제史學에서도 다른 경제학 분야와 같이 객관적 논쟁이 가 능한 가설이수립돼야 한다는 주장아래 계량적 방법론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이 분야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사회일반으로부터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따라서 이들은 과거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과는 달리 그동안 수상후보로 별로 거론된 적도 없었다.한편 포겔교수의 수상으로 시카고대는 경제학분야에서 또다시 聲價를높였다.90년 밀러,91년 코즈,92년 베커교수에 이어 한 대학에서 연속 네번째,통산하면 일곱번째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한것이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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