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복싱 또 승부조작 파문-前헤비급복서 소니 바치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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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프로복싱계가 또다시 승부조작설로 홍역을 치르고있다.
지난 7월 서울올림픽 복싱헤비급 금메달리스트 레이 머서의 승부조작 의도가 발각돼 곤욕을 치른바 있는 美프로복싱계는 前헤비급복서였던 소니 바치(34)가『美복싱계가 승부 조작을 통해 스타를 키워왔다』고 폭로함으로써 파문이 일고있는 것 이다.
바치는 최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誌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2년 9월15일 홀트 로더데일 전쟁기념관에서 벌어진 텍스 콥(38)과의 대전이 조지 포먼의 재기전을 추진한바 있는 프러모터 릭 파커(38)에 의해 승부가 조작된 경기였다 』고 주장했다. 콥은 82년 래리 홈스와 세계헤비급 타이틀 매치를 벌여 패한바 있다.USA-네트워크를 통해 2백만 시청자들에게 생중계된 이 경기는 바치가 콥의 펀치를 맞고 1회 초반 세번이나 캔버스에 무릎을 꿇어 콥의 TKO승으로 끝나버렸다.
파커로부터 영화출연을 제의받은 바치가 게임직전 어깨의 상처를호소하며 찾아온 콥과의 약속을 지킨 것.
바치는 『실제경기처럼 보이고 싶어 1회전 공이 울리는 순간 콥을 향해 달려들어 그의 얼굴에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작렬시켰다.관객을 위해 한방을 더 먹이려했지만 공포로 가득찬 그의 눈빛을 보고 그만뒀다.결국 나는 정면으로 터벅터벅 걸 어갔으며 그는 나의 얼굴에 강타를 날릴 수 있었다.나는 첫번째 무릎을 꿇었고 그의 얼굴엔 안도의 빛이 스쳐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바치는 『이 경기가 파커에 의해 조작된 10여회의 승부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흥행성에서 10명의 흑인복서보다 1명의 백인 헤비급 복서가 낫다는 이유로 백인복서를 키우기 위해 승부조작이 흔히 행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벌어진 마크 가스티노|릭 호드 경기도 파커가 호드에게 대전료의 두배인 2천달러를 제시했으나 호드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바치는 또 『경기당일 아침까지 파커와 코카인을 흡입하고 대전이 끝난뒤 콥을 포함,3명이 함께 계속 코카인을 흡입했다』고 주장해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로리다 체육위원회는 두사람 모두 경기후 약물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게임을 무효라고 선언했으며 결국 두선수의 선수자격을 정지시켰다.
파커와 가스티노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파커의 파트너였던 롭 루센과 팀 앤더슨.케빈 바치등 「파커의 선수들」역시 바치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흥행에만 성공하면 수백만 달러의 돈을 손쉽게 벌어들일 수 있는 美프로복싱계는 지난 47년 제이크 라모타가 프러모터 프랭키가르보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폭스에게 KO패한 것을 시작으로 마피아의 개입까지 얽혀 끊임없는 승부조작 추문에 시달리고 있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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