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장원-노량앞바다에서,강문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산이 안개를 삼켜 비로소 드러나는 바다 조금씩 바람이 불어 머리칼로 흐르는 해송 그 사이 숨죽여 앉은 임진년의 먼 바다 접히지 않는 녹슨 깃발 돌무덤에 꽂아두고 깨어라 깨어나라 나를두드린 파도여 진회색 하늘에 시려 어디로 가 닿으려나 아,이제울지마라 눈물에 눈물을 더하지 마라 가시처럼 돋아나는 푸르디 푸른 서슬을 물 속에 깊이 심어두고 돌아 앉은 노량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