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트남 '새우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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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과 베트남이 '메기 전쟁(본지 2003년7월31일자 E5면)'에 이어 이번에는 '새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주요 수출품인 메기가 지난해 6월 미국의 덤핑 판정으로 최고 64%의 고율관세를 부과받은지 6개월만에 다시 통상대국 미국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미국 새우 양식업자들은 지난해 12월말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베트남산 새우가 시장가격보다 싸게 판매되고 있다며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중국.태국.인도.브라질.에콰도르도 마찬가지 혐의로 제소됐다.이들 대미(對美) 새우 수출국들은 최근 미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등 이 문제에 공동 대처하고 있다.

미국이 메기에 대해 그랬듯 반덤핑 판정을 내리면 새우 수출국 가운데 베트남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다른 새우 수출국과 달리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반덤핑 조치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게다가 미국은 베트남과 중국을 비(非) 시장경제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제시하는 항변 자료들이 ITC 등에 의해 무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중국은 미국의 수입 장벽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하게 로비를 할 수 있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새우 수출은 5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수산물 수출은 1999년 12월 베트남 정부가 수산업을 주요 수출산업으로 지정한 이후 베트남의 주요 외화벌이 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은 전체 베트남 수출액의 10%가 넘는 22억달러를 차지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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