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대표기업끼리 주가 동조현상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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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식시장에서 같은 업종의 시가 총액 1위 기업과 2위 기업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새해 들어 2조6천여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들이 대형 우량주를 주로 사들이면서 우량주에 해당하는 1, 2위 기업의 주가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대비 13일 현재 전기.전자 업종의 삼성전자는 사상 최초로 50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11.5% 상승했다. 이에 질세라 2위 기업인 LG전자의 주가도 10.7%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LG카드 문제 등 그룹의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통신업종에서도 새해부터 실시된 번호이동성제도에 따라 당초 약세가 전망됐던 SK텔레콤이 12.5% 오르며 업종 대표주로서의 체면을 지켰다. 이와 함께 2위 기업인 KT도 3.1% 올랐으며, SK텔레콤과 같은 무선통신업종인 KTF는 18.8% 올랐다. 또 화학업종에서는 SK가 14.6% 오른 데 이어 2위 기업인 LG화학이 5.4% 상승했다.

2위 기업의 상승률이 1위를 추월하는 경우도 생겼다. 의료정밀업종의 삼성테크윈이 1.4% 오른 반면 2위인 미래산업이 4.4% 올랐다.

1, 2위 기업의 주가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면서 1, 2위 기업이 동반 하락한 업종도 있다. 유통업인 신세계와 건설업인 대우건설이 5.8%, 5.7% 하락한 반면 2위 기업인 현대백화점과 대림산업은 9.3%, 10.4%의 하락률을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과장은 "외국인들의 우량주 독식 현상이 심해질수록 1, 2위 기업의 주가가 동반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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