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세대 뒤안길로..검찰현역 3명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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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高試세대가 검찰 무대에서 서서히 퇴장하고 있다.
후배검사들의 신망을 받아온 文鍾洙인천지검장,徐翼源수원지검장이16일 용퇴함으로써 검찰내 고시세대의 마지막 주자인 이들 고시16회는 이제 金道彦검찰총장과 崔明夫대구고검장,金賢哲광주고검장등 3명만이「외로이」在曹에 남게됐다.
모두 6백67명의 법조인을 배출한 高試(고등고시 사법과)는 우리나라 정부수립후 47년부터 49년까지 3년간 1백44명의 합격자를 낸 조선변호사시험의 뒤를 이은 법조인 선발시험.
高試는 고등고시 행정과가 떨어져 나간 63년 司試(사법시험)로 홀로서기를 해 고시16회가 합격한 63년 바로 그해에 사시1회를 첫 배출,올해로 35회째를 맞고있다.따라서 고시16회와사시1회는 사실상 같은해에 선발된「동기급」이지만 고시세대가 16회로 단절됨으로써 상징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던 것이다.
고시세대의 전성기는 법조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던「고시8회」와「고시13회」.
1회부터 7회까지 모두 1백51명의 합격자가 나온 고시세대는56년 고시8회 한회에 모두 1백8명의 합격자를 한꺼번에 배출했고 그 수만큼이나 인물도 많아 5共시절에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검사장 10개 자리를 독식(?)하며「8회군단 」을 구가하기도 했다.
「8회군단」은 82년5월 鄭致根법무장관으로부터 지난해 10월白光鉉내무장관,徐東權안기부장등에 이르기까지 장관급 6명을 냈고사법부에서는 李會昌감사원장으로부터 朴禹東대법관까지 10명의 대법관과 卞禎洙헌법재판관을 배출했다.물론 재야법 조계에서도 李世中대한변협회장과 韓勝憲변호사,입법부에서도 李永旭.朴忠淳前의원등무수한 인물들이 배출됐으며 현직 감사원장과 대법관을 제외한 이들은 대부분 변호사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다.
61년 고시세대중 가장 많은 숫자인 1백10명의 합격자를 뽑은 고시13회도 검찰출신의 朴熺太법무장관과 崔相曄.韓永錫법제처장,鄭銶永검찰총장을 배출했고 金東哲법률구조공단이사장,許殷道형사정책연구원장은 準재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다.
고시13회는 사법부에서 더욱 두드러져 朴萬浩.崔鍾泳.千慶松씨등 대법관 3명을 비롯,金承鎭사법연수원장과 李永模서울.安龍得부산.徐丁濟대구.金永振광주등 고법원장을 독점하면서 현역으로 활동중이며 이밖에도 李定洛서울형사지법원장등 법원장급에 서 朴普茂부장등 고법부장판사급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재야에도 金昌國서울변호사회장,洪性宇「民辯」대표간사와 고인이 된 黃仁喆변호사도 모두 고시13회출신이고 趙贊衡前의원.朴相千의원등도 모두 동기생이다.
검찰내 고시세대의 퇴장은 이른바 문민정부출범과 함께 밀어닥친개혁인사태풍과 무관하지 않다.
새정부내각출범과 함께 올3월 고시13회 韓永錫법제처장과 趙成郁법무차관이 현직을 떠났고 고시14회 金慶會부산고검장도 동기생인 金斗喜검찰총장의 법무장관 기용으로 뒤를 이은 15회 朴鍾喆검찰총장의 원활한 검찰권행사를 위해 검찰을 떠났다 .
고시15회는 柳淳錫교정국장이 올3월 퇴임한데 이어 8월에는 卞在日부산고검장이,그리고 이번달에는 朴鍾喆검찰총장과 金有厚서울고검장,張應洙대검총무부장,洪裕澤성남지청장등 4명이「검찰의 개혁과 후진을 위해」차례로 검찰을 떠났다.
고시16회 역시 올들어서만 3월 池憲範인천지검장이 퇴임한데 이어 5월에는「슬롯머신사건」으로 辛建법무차관과 全在琪법무연수원장이 물러났었다.
司試시대는 올3월 검찰정기인사에서 李健介서울지검장이 첫주자로고검장에 승진하면서 시작됐으나 李고검장의 구속으로 주춤했고 17일 단행될 검찰의 개혁인사로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이다.그러나검찰과는 달리 외풍의 영향이 덜한 법원은 고법 부장이상 대법관까지 모두 41명의 고시세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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