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행성엔 외계인 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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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영화 '콘택트'에서 선보인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1960년대 이후 외계의 전파신호를 분석해 지적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민간 프로젝트다. 지금도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등에 수집된 수많은 전파신호를 전세계 4백만여명의 동호인이 나눠 가져 외계인이 보냈을 법한 신호를 분석하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외계인의 존재 유무는 베일 속에 가려 있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조차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4일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봇 스피릿의 주된 임무 또한 생명체의 존재 또는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다.

과연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우리뿐일까. '코스모스'의 저자 고(故) 칼 세이건 박사는 "우리 은하계 안에 2천억개의 항성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약 1백만개의 '기술문명'이 존재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주장을 활발하게 펼쳤다.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케플러 미션'을 진행 중이다. 행성의 운동을 명쾌하게 설명한 16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땄다. 케플러 미션은 2007년 망원경을 탑재한 우주선을 발사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태양계 밖 혹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에 표면온도도 비슷한 행성을 찾아야 한다.

태양 같은 항성 주변의 행성을 찾는 일은 말만큼 쉽지 않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은 대부분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다. 우주환경정보업체 에스이랩의 김정훈 대표는 "해머던지기 선수가 해머를 돌릴 때 선수만 보이고 해머는 잘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우주공간에 최근 기술적으로 발달한 망원경을 띄워야 간신히 체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주공간에 올라간 케플러호는 '트랜짓 방법'으로 행성을 찾을 계획이다. 항성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 관측 망원경의 정면을 교차할 때 항성의 밝기가 잠시 줄어드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케플러호는 4년에 걸쳐 10만개의 별을 감시한다. 주기적으로 돌아가는 행성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행성의 크기와 질량 등을 조사한다. 우선은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할 정도의 행성 표면온도가 1차적인 관심의 대상이다.

NASA는 2009년 50광년 정도 떨어진 별들을 분석하기 위해 또 다른 우주선 '우주간섭계미션(SIM)'을 발사한다. 가장 가까운 행성 1~2개를 골라 조사할 계획이다. 케플러와 SIM은 2014년께 발사될 예정인 '지구형행성수색선(TPF)'이 집중적으로 수색할 타깃을 선정하는 역할이다.

유럽 우주항공국(ESA) 또한 2015년께 망원경에 강력한 전조등을 장착한 소함대 '다윈'을 발사할 계획이다. 특히 대기의 화학성분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소의 구성비율 등 지구의 대기와 가장 가까운 조건을 갖춘 행성을 고를 수 있다.

지상에서의 관측 또한 점점 태양계 바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케크 망원경을 훨씬 능가하는 직경 30m짜리 망원경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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