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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 한달 미술계 충격벗기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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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금융실명제의 한파를 벗어나기 위한 미술계의 노력이 다각적으로모색되고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한달이 지난 현재 화랑가의 경기는 아직도얼어붙어 있는 상태.그러나 점차 「특별관리」의 충격에서 벗어나금융실명제아래서의 새로운 자리매김을 해보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이사장 朴洸眞)나 화랑계가 주축이 돼 官을 상대로 부단히 미술작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가 하면, 가격상한제의 도입등 화랑들의 기획전 형태도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보이고 있다.
美協은 지난달 20일 국세청의 중견작가특별관리등 금융실명제 종합세정대책과 관련,정부에 세무조사반이 전시장에까지 나와 작품거래를 확인하는 조치는 제고해달라는 건의서를 발송하고 작가들의창작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고미술협회(회장 韓基詳)도 지난달 30일 금융실명제 이후고미술 투기설에 관한 업계의 입장을 정리,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고미술상의 역할이 적지않았음을 상기시키고 업계의 자생력을 꺾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문화체육부의 고위관리는 최근 미협이사장과 화랑협회장등 미술계인사들을 불러 앞으로 전시장에서 거래를 확인하는등의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알려졌다.
일부 화랑들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변화는 크게 세가지.기획전의 경우▲전시기간을 늘리고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며▲2~3개화랑이 연대해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등이 그 주된 변화다.
화랑이 개인을 대하거나 한 주제로 여러작가들을 묶는 기획전을열 경우 종래는 10일전시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2주또는 3주로 전시기간이 길어졌다.在獨작가 박인철씨의 초대전을 13일부터 10월4일까지로 대폭 늘려 잡은 갤 러리 서화가 그대표적인 예.
또 박영덕화랑은 『현대미술 소통전』이라는 기획전(14~28일)을 마련하고 21명의 국내외 작가 작품 50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어떤 작품이든지 5백만원을 넘지 않도록 가격상한을 두고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호당 70만원선인 김창렬.박서보.윤형근.이우환.정상화씨등 중진작가는 2호에서 6호크기의 소품을,호당 20만원 안팎의 노은님.이두식.이영학씨등 중견작가는 20~30호의 작품을,문범.문인수.박실.장옥심.조택호.주태석.최인선.한 명호.황호섭씨등 호당 10만원이하의 소장작가들은 20~1백호까지의 큰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데니스 오펜하임(미국)이나 탈 스트리트(미국)등 외국작가 4인의 유화.드로잉도 모두 1백만~5백만원으로작품값이 묶였다.
화랑간의 연대전도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박여숙화랑과 동숭갤러리가 오는 22일부터 10월5일까지 여는 『김봉태 판화 30년전』은 그 한 예.삼풍백화점과 청담동에 있는 박여숙화랑은 신작을,동숭갤러리는 근작을 전시판매하게 된다.박영덕화 랑과 박여숙화랑은 오는11월 서양화가 한명호展을 함께 열 계획이다.
화랑간의 연대전은 여러 화랑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전시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작가에 대한 붐을 조성하는데도 보탬이 되며 관람객들이 상대적으로 전시장을 찾기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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