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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연세대 이익섭교수/사랑의 자선콘서트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점자사전 출간위해 10월14일 개최/유명 성악가등 우정출연까지 약속
『20만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수 있는 일은 그들이 학업에 재미를 붙여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란 생각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올봄 국내에서 시각장애자로는 처음 대학교수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연세대 이익섭교수(41·사회사업학)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대규모 자선콘서트를 추진하고 있어 또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10월14일 서울 서초구 횃불회관에서 펼쳐질 이 행사의 정식이름은 「시각장애자 점자도서 출판을 위한 사랑의 콘서트」.
이 교수가 이같은 계획을 처음 세운 것은 지난해 12월. 이 교수는 중·고교시절 점자책이 거의 없어 학업에 애를 태운 일이 많았던 자신의 경험 때문에 대학에 자리를 잡자마자 이 일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 교수는 『수요자인 시각장애인들은 돈이 없고 출판업자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외면하는 바람에 국내에는 제대로 된 점자사전 하나 없는 형편』이라며 『국가나 뜻있는 사회단체의 지원만 막연히 바라고 있을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의 학습기초재료가 될 영어·일한 점자사전을 인쇄하기 위해서는 「점자도서 프린터」인 아연원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원판 1질을 제작하려면 1천2백만원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영한·일한사전 2질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2천4백만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이 교수 등 행사관계자들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서울아카데미 심퍼니 오키스트라와 유명 성악가들이 우정출연해 연주키로 약속하고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맹인복지연합회 등 20여개 관련단체들이 지원을 자원하고 있어 기대에 부풀어 있다.
30년동안 시각장애자들을 위한 출판·계몽사업을 벌여온 「한국시각장애인 아카데미」 신임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이번 수학능력시험에 시각장애자가 31명이나 응시한 것을 봐도 그들의 지식에 대한 욕구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시각장애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작은 계기가 될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권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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