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유발 15조·고용 89만 창출/가시화된 고속전철 사업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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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대·대우·한진 전동차 공동참여 희망/건설부문도 6조넘어 업체들 다각준비
정부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경부고속전철 사업자선정을 다음주초 확정 발표하기로 함에 따라 2001년까지 10조7천억원에 이를 고속전철시장의 가시화돼 주도권을 차지하기위한 업체간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여서 전동차 제작업체와 건설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본격적인 수주전 채비를 하고있는 것이다.
고속철도건설공단이 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사업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사업비를 웃도는 15조3천억원,고용유발효과가 89만8천명에 이를 정도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다만 전동차의 설계 및 제작기술은 이번에 선정되는 외국기업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전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국내 메이커간의 출혈경쟁이 방지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전동차 제작부분에는 현재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전동차 3사가 치열한 물밑다툼을 벌이고 있다.
부품 협력업체로도 대원강업·만도기계·현대중전기·유진기공 등 3백여개사가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각각 현재 독일의 지멘스사(차량명 ICE)와 프랑스의 GE 알스톰사(차량명 TGV)로 압축돼있는 사업자에 입찰서를 내놓고 경쟁사 동향을 탐색중이다.
특히 전동차 3사의 경우 우리 정부와 업계는 독일·프랑스중 어느 나라로 되더라도 국내 3사가 공동참여할 것을 희망하고 있으나 정작 외국기업은 어떤 생각인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있다.
외국기업은 기술이전을 여러 회사에 해주면 득이 될것 없다는 판단으로 한 업체만 선정할 수도 있어 국내업체간 제살깎기 경쟁으로 외국기업의 이익만 늘려줄 상황도 벌어질수 있다.
대우중공업 박원재전무는 이와관련,『국내업체 공동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관여가 있어야하며 차량가격의 50%이상은 한국산으로 하도록되어 있는 기술이전조건도 철저히 이행되도록 하는 장치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건설부문은 1조2천억원 규모인 전동차 제작보다 규모가 더 큰 6조6천억원에 이르는 초대형이어서 건설업체들을 후끈 달게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특수에 대비해 정부가 3년전 차량선정을 위해 프랑스 등에 입찰제의서를 발송할 때부터 전담부서를 구성,자료를 수집하고 기능공 등 직원들을 해외연수시키는 등 다각적인 준비를 해왔다.
(주)대우는 고속전철팀을 만들어 프랑스·독일에 연수를 보내고 특히 터널기술이 뛰어난 오스트리아에 기술자를 보내 신공법을 익혔으며 터널을 뚫을수 있는 기계를 도입했다.
현대건설도 견적팀·기술개발팀을 운영하면서 수주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삼성건설도 전문팀을 구성해 민자역사 참여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모두 50여개 공구로 건설되는 선로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시험선 구간인 천안∼대전사이 7개 공구에서 진행중이다. 이 구간 참여업체는 대우·현대산업개발·한신공영 등이다.
4백22㎞에 달하는 노선중 교량과 터널이 절반을 차지해 고난도공사로 꼽히는 고속전철 토목공사는 선로를 만들기위한 노반과 궤도공사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업체는 고속전철 사업중 토목건설 부분은 외국기술도입 없이 우리 기술로 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건설공사는 내년부터 95년사이 집중적으로 발주될 전망이어서 건설업계의 기술연구와 수주전이 지금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도성진·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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