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값 "보합" "강세" 예상 팽팽|전문가들이 보는 가을 부동산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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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금융 실명제 실시 이후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끊긴 채 개점 휴업 상태다.
당초 실명제가 실시되면 금융 자산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주택 토지에 대한 거래가 중단되면서 시세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
실명제 실시를 앞뒤로 해 전국의 아파트 시세 역시 미분양 사태에 여름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보합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표 참조>
가을 이사철을 앞둔 시점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는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진 현상 유지 주장과 상승론이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실명제 이후 취득 부동산 자금 추적, 토지 거래 구역 확대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조치가 잇따르고 있어 당분간은 하향 안정 국면 속에 집을 팔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건설부도 신도시 입주와 계절적인 비수기,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강력한 단속, 공직자 재산 공개·실명제 등의 요인 때문에 매매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약보합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전세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나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고 매매 가격 안정에 따른 자본 이득 감소 현상으로 서울 시내의 소형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이 적은데다 분당·일산 등 5대 신도시의 아파트 공급도 올해로 끝나는 동시에 정부가 밝힌 수도권의 신도시 2∼3개 추가 건설 계획도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 전체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요즈음 매매와 전세 가격의 격차는 70%로 당시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데다 4∼5년 주기로 크게 오르는 우리 나라 부동산 가격 변동 양상에 비춰보면 올 하반기는 상승 국면에 자리잡고 있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실명제 실시로 제도 금융권에서 빠져 나와 방황하던 돈이 결국에는 가등기·중간등기생략·명의신탁이 허용되는 부동산 쪽으로 집중될 소지가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으로는 침체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취득 자금 추적 대상이 되기 쉬운 대형 아파트나 토지보다는 보유하면서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차익은 물론 임대료나 영업 활동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상가·오피스텔·주상 복합 건물이 인기를 끌게되고 이 여파가 주택 부문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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