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혼은 살아있다” 후손들 눈물/임정 5위 안장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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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조문객 3천명 머리숙여 뜻기려
「조국품에 편안히 잠드소서」­.
박은식선생 등 임시정부 선열 5위의 봉환안장식이 거행된 10일 하늘도 슬피울듯 빗줄기를 홑뿌렸다.
광복회원·유족 등 3천여명의 조문객들은 태풍로빈의 영향으로 내리는 빗줄기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거의 대부분 행사장을 지키며 선열들의 넋을 기렸다. 황인성 국무총리를 비롯한 3부요인,김종필 민자당대표 등 5개 정당 대표들과 김승곤 광복회장,이철승 전 의원 등 사회 각계인사들은 차례로 헌화·분향하며 머리숙여 조의를 표했다.
영결식은 고인들의 종교에 따라 기독교·불교·천주교·대종교의 순으로 독자적인 종교의식이 집전됐다. 선열 5위의 유해는 영결식이 끝난 직후 육·해·공 3군의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현충문앞을 지나 새로 마련된 임시정부요인 묘역에 도착,안장됐다.
유해가 운구되는 동안 유족 2백여명이 검은 상복차림으로 유해를 따르며 광복 48년만에 고국의 땅에 묻히는 기쁨과 한을 되새기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승곤 광복회장은 『다섯 선열들에게 꿈속에서 그리던 조국땅에 안식처를 마련해주게 돼 감개무량하다』면서 『이제야 후손으로서 선열들에 대한 도리를 다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9일 마무리단장을 마친 임정묘역은 30평 규모의 수반급 7위와 8평규모의 국무위원급 26위가 모셔지며 국무위원급 아래 묘역에는 애국지사 묘역이 자리잡게 된다.
이에따라 임정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선생의 유해는 네단계 구조묘역의 맨위 상단 중앙에,국무총리와 의정원장을 지낸 노백린·신규식선생과 김인전선생은 바로 아래 중앙에,국무위원급이 아닌 안태국선생의 유해는 임정요인 묘역 아래편 애국지사 묘역에 안치됐다.
박은식선생의 비석에는 『한국통사』의 서문에서 따온 「국혼은 살아있다…」는 글귀가,신규식선생의 비석에는 「힘쓸지어다,우리동포여…」라는 내용이,노백린·김인전선생의 비석에는 성경구절과 강연내용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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