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민속박물관서 “원더풀” 연발/서울온 미 대통령부인 힐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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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려시대 치마저고리 “매우 아름답다”/일반관람객과 악수하며 얘기도 나눠
남편 이상의 인기를 누리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세련된 매너와 우아한 용모로 방한 첫날을 돋보이게 했다.
힐러리 여사는 10일 청와대에서 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와 30분간 환담을 나눈뒤 경복궁으로 직행,한국의 전통문화를 감상했다.
힐러리 여사는 우리고유의 문화유산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관람중 만난 시민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연초록 투피스 차림의 힐러리여사는 이날 오후 3시25분쯤 한승주 외무부장관의 부인 이성미여사와 한승수 주미대사의 부인 홍소자여사의 안내를 받으며 경복궁에 도착,향원정에 잠시 들렀다 민속박물관으로 직행.
박물관 입구에서 힐러리여사는 관람객들에게 『만나서 반갑습니다』고 인사한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각종 문화재들을 관람.
힐러리 여사는 고려시대 복식관에 이르자 당시 여성들이 입던 치마저고리를 보며 『매우 현대적이고 아름답다』고 말했고 조선시대 갓을 보고는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다』고 감탄사를 연발.
○…힐러리여사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한 외무장관의 부인 이 여사의 안내를 받으며 조선시대 양반집 안방과 사랑방에 올라가보기도 했으며 김치만드는 실물모형 앞에서는 『이렇게 여러가지 재료로 만드는 훌륭한 음식인줄 몰랐다』며 감탄.
이 여사가 『당시 조선시대 여자들은 사랑방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하자 힐러리여사는 만면에 미소를 띠기도.
또 사랑방에 있는 「죽부인」은 남자들이 여름철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인대신 함께 잤던 것이라고 설명하자 힐러리여사는 『매우 재미있네요. 정말로 효과가 있었나요』라며 미소를 지으며 반문.
○…힐러리 여사는 박물관을 관람하던 도중 김용미양(서울 갈현국교6년)과 임수정양(동4년) 등 어린이들을 만나 악수를 청하면서 『박물관이 재미있어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으며 수행중인 백악관 담당 사진기자는 힐러리여사와 어린이들의 사진을 찍고 어린이들에게 나중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박물관은 힐러리 여사 일행의 도착에 앞서 일반관람객의 출입이 잠시 통제됐으나 곧 풀려 일반인들이 힐러리 여사와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부부와 함께 내한한 힐러리 여사의 어머니 도로시 로댐여사는 공식행사에는 참석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일체의 공식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다.
도로시여사는 현명하고 강한 의지력을 소유한 여성으로 자녀들이 성장한후에 대학에 진학,철학을 전공하며 스트레이트 A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독실한 감리교신자인 도로시여사는 자녀들에게 일요일에는 교회에 나가고 노인들을 공경하며 열심히 공부하도록 가르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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