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통화공급/물가불아 우려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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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상한선 17%맞춰 공급/당국/학계등선 생산부문아닌 부동화가능 지적
지난해 하반기이후 통화가 3%대의 낮은 경제성장률 등 실물경제동향에 비춰 줄곧 너무 많이 공급돼 과잉통화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화당국이 하반기에 통화를 계속 넉넉하게 공급할 계획이어서 하반기나 내년 물가에 상당한 인상요인으로 작용하리란 지적이 커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하면서 통화가 작년이래 경제활동수준에 비해 여유있게 공급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통화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작년에 경상국민총생산(GNP) 증가율보다 총통화(M2) 증가율이 6% 포인트,올해도 5% 포인트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강한 물가오름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재무부나 한국은행은 그러나 하반기에도 17%의 총통화증가율을 지키면서 넉넉하게 통화를 공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총통화공급액으로 잡은 16조5백억원중 63.5%인 10조2천억원이 하반기에 풀릴 예정이다. 통화당국은 하반기들어 경기회복 조짐이 점차 가시화되고 2단계 금리자유화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돈줄을 죄면 금리가 오르는 등 부작용이 생길수 있다는 진단아래 당초 관리목표(13∼17%)의 상한선에 맞춰 통화를 넉넉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한은은 특히 지난 2·4분기에는 매해 이맘때쯤 나타나는 자금경색현상을 해소한다며 지난해보다 1조9천억원이 많은 2조6천억원(증가율 18.8%)을 공급했다. 그러나 그림에서 보듯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속에서 작년 하반기의 경제활동 비중이 91년보다 1.1%포인트(경상GNP 2조3천억원 상당) 낮아짐으로써 상대적으로 많은 통화가 공급됐으며 올 상반기 경제활동의 비중은 다시 줄어들텐데도 통화를 예년보다 많이 공급함으로써 과잉통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고려대 이필상교수(경제학)는 『지난해부터 돈은 넉넉히 풀렸는데 우리경제가 이를 받아들일만한 성장잠재력을 잃은 상태여서 자금이 생산부문쪽으로 가지 않고 부동화되고 있어 언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지 모른다』며 『하반기에는 좀더 통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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