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두드러진 "선동렬·양준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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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양준혁(삼성)과 선동렬(해태)의 독주를 누가 막을 것인가.』
「기록의 경기」인 야구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지름길은 곧 타이틀 획득이다.
따라서 8개 구단 4백65명의 선수들은 공격부문 7개 타이틀(타율·홈런·타점·출루율·도루·장타율·최다안타)과 다승·방어율·승률·구원승·탈삼진 등 투수부문 5개 타이틀중 하나라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전반기에서는 「선동열·양준혁」두 거물의 독식현상이 두드러졌다. 루키 양준혁은 홈런부문에서만 팀 선배 김성래에게 1개 차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을 뿐 다른 3개 부문(타율·장타율·출루율)에선 2위와의 간격이 워낙 커 당분간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나머지 공격 3부문 중앙을 제치고 타점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김상훈(LG·54점)은 양준혁(2위·51점)의 추격에 진땀을 흘리고 있으며 3위 김성래(50점)까지 신경 써야 할 판이어서 버거운 상태다.
김상훈은 또 최다안타 부문에서 79안타로 1위를 달리고 있으나 1개 차로 따라붙은 김성래와의 간격을 벌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어 두 부문에서 협공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오는 12일 제대하는 양준혁(70안타)이 원정경기에 원활히 나설 경우 판도는 또다시 바뀔 전망이어서 최다안타 부문은「양준혁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양준혁이 자신 없어 하는 도루 부문에선 롯데 전준호(29개)와 해태 신인 이종범(27개)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종범은 호수비를 발판으로 양준혁과 신인왕 경쟁을 별이고 있는데 루키상을 받기 위해선 타이틀 획득이 필수적이어서 주자로만 나가면 도루를 감행하고 있다.
투수부문에선 선동열이 구원승·탈삼진 선두에 나서고 있는데 올시즌 신설된 탈삼진 타이틀은 신구의 대결장이자 좌우투수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다.
탈삼진 부문 선두(94개)에 올라 있는 선동열은「닥터K」로 불리는 이상훈(LG) 김홍집(태평양·이상 92개)등 신인 좌완투수들의 협공을 받고 있다. 완숙미를 바탕으로 한 선동열과 힘을 앞세운 이·김의 추격은 탈삼진 부문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선은 현재 정규이닝에 2이닝 부족한 상태이나 방어율(0.550) 승률(1백%)은 선두를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어 탈삼진 왕이 될 경우 3관 왕이 확실시된다.
한편 선동열의 가시거리밖에 있는 다승부문에선 도토리 키 재기식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LG 정삼흠이 9승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윤학길(롯데), 조계현·이대진(이상 해태), 김원형(쌍방울)등 8승 짜리 투수들이 2위 그룹에 줄지어 있다. 또 송진우(빙그레) 윤형배(롯데) 이강철(해태)등 7승 그룹 투수들도 호시탐탐 다승 타이틀을 노리고 있어 춘추전국의 국면이다.
전반기에 나타난 상황을 타이틀 획득 부문에 맞춰 분석해보면 양준혁·선동열이 시즌 MVP를 따내기 위한 힘 겨루기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반기는 두 거물의 몸싸움 속에 다른 선수들은 모두 들러리로 나선 상황이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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