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 공보관 이정주국장/“정보 확인요청 수용자세 갖출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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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황산성장관이 취임한후 환경처 공보관은 한동안 마음고생이 컸다. 장관이 언론의 특성을 잘모르는데다 그녀 특유의 성격 때문에 언론과 마찰이 잦아지자 장관 눈치보랴,언론 설득하랴 몸이 두쪽 날 정도였다.
그러나 한때 언론과 마찰음을 빚던 황 장관과 언론과의 관계가 정상화된 직후 지난달말 공보관은 바뀌었고 신임 공보관은 관과 언론 양쪽에 필요한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며 비지땀을 쏟고 있다.
『공보관에 임명됐을때의 심정은 기대 반,두려움 반이었습니다. 언론과 직접 몸으로 부닥쳐본 적이 없는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이런 심정일겁니다.
사실 공무원에게는 언론이 무척이나 껄끄럽고 두려운 대상 아닙니까.』
신임 이정주국장(50)은 감사관에서 공보관 자리로 옮겨앉은지 한달이 지나면서 공보관이 할 일은 무엇이고 언론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어렴풋이 감을 잡은 것 같다.
환경처의 공식·비공식 입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문제가 생겼을때 잘 풀어가려면 환경처의 대변인인 자신이 사실대로,다시 말해 환경처의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아야 한다고 이 공보관은 생각하고 있다. 혼자 끙끙대고 앓아봤자 문제가 해결될리 없고 그럴바엔 터놓고 얘기하는게 한결 낫다는 식이다.
『출입기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기자들은 감으로 기사를 쓰는줄 알았지요.
그러나 기사 한줄을 쓰기위해 두세번씩 확인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마감시간에 쫓겨 공무원들을 다그치는(?) 기자들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 공보관은 최근 언론보도의 정확성이 새삼 제기되고 정부 또한 정보공개법 제정움직임이 일고있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유익하고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서는 언론이나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예로 언론도 수도물이나 원수 등 물오염문제를 다룰 경우 보도경쟁 그 자체보다 그 보도가 국민들에게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다시 한번 확인하는 등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정부 또한 자기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일단 막고보자」는 회피식의 자세에서 탈피,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언론이 요청하는 확인작업을 적극적으로 해주도록 공무원들의 의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 공보관은 강조한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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