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주립대 형사사법학과장이며 범죄학의 권위자 메리 머레시 교수(46)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초청연사로 14일 한국을 찾았다.
강연내용은「사회변동에 따른 위기센터와 쉼터의 역할과 기능」. 메릴랜드대에서 범죄학을 전공, 특히 배우자·아동학대 및 청소년 비행 등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는 머레시 교수는 성폭력범죄는 주로『남자는 원하면 얼마든지 여자를 소유할 수 있다는 소유의식과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성폭력 위기센터나 쉼터 등은 여성의 삶과 사회변화에「혁명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성폭력위기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년 전 수진(7)이라는 한국아이를 입양, 한국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머레시 교수는 학교교육·성 문제 등 사회변동이 일고 있는 분야에 관해 사회여론조사를 통한 데이터를 이용해 실증적 연구를 하는 계간학술지『사회문제』(Journal of Social Problem)의 편집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성폭력위기센터 설립 20년을 맞은 미국은 거의 한 도시에 1개이상의 쉼터가 운영중이며 성폭력을 범죄로 인식케 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의 권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리적·법률적 상담을 해준다』고 그는 미국내 성폭력위기센터에 관해 설명한다.
또 모든 주가 남편의 아내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을 강도·살인 등의 범죄와 마찬가지로 명백한 사회적 범죄임을 인식하도록 법률을 개 정하자는 움직임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도 전한다.
미국의 성폭력위기센터가 오늘날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재정문제. 위기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유지비용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경찰과 사법당국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경찰권 행사에 소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머레시 교수는 말한다. 따라서 그는 올 가을 문을 열 한국 성폭력위기센터가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 한국상황에 맞는 형태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정민 기자>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