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지치지않는 열정 '너희가 노익장을 알어?'

중앙일보

입력

TV를 켜면 익숙한 미소가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신구다. 신구는 1936년 생으로 70살이다. 그런데 그를 보고 있으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네 들이 게 맛을 알아?’를 외치며 초등학생들한테까지 사랑을 받기 시작한 이 배우는 2007년 그 누구보다도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2007년 초 MBC ‘고맙습니다’에서부터 SBS 새 월화사극 ‘왕과 나’까지 안방극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신구(1936년생)를 볼 수 있어 뿌듯하고 나이를 잊은 채 변함없이 열심히 연기하는 그를 볼 수 있어 힘이 난다.

☆ 귀여운 할아버지 미스터리-MBC ‘고맙습니다’

신구가 MBC ‘고맙습니다’에서 보여준 치매 할아버지 연기는 진정 연기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신구는 맑은 아이의 눈빛을 보여주며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의 아이 같은 면을 부각시켰다.

손녀 봄(서신애 분)과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신을 좋아하는 미스 송씨(전원주 분)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모습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줬다.

손녀를 끔찍이 아끼고 죽어가면서도 정(情)을 남기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짙은 감동을 안겼다.

신구-서신애 커플은 올 상반기 가장 빛나는 커플이었다.

☆ 돈은 어떻게 쓰는 건줄 아니?-SBS ‘쩐의 전쟁’

신구는 ‘고맙습니다’가 끝난 직후 바로 SBS ‘쩐의 전쟁’에 출연했다. 이번에는 치매 노인이 아닌 사채업자 독고철이었다.

사채업자라지만 ‘냉혹한’ 사람과는 관계가 멀다.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독고철은 검소하게 생활하며 제자 금나라(박신양 분)에게 사채업을 가르쳐 주면서도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잃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기도 하다.

엄한 선생님 같기도 하고 직장 상사 같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편히 쉴 곳이 돼 주는 아버지 같은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신구다.

☆ 피 속에 흐르는 개그맨의 끼-MBC ‘김치치즈 스마일’

역시 신구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도 잊지 않았다. ‘네들이 게 맛을 알아?’라고 외쳤던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그가 시트콤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신구는 ‘쩐의 전쟁’이 끝난 후 또 다시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MBC 일일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신구는 카리스마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만 부인에게 찍 소리 못하고 잡혀 사는 이 시대 고개 숙인 아버지의 전형을 연기한다. 괴짜 사진사답게 아무 관심 없다는 듯 내뱉는 말투, 때로는 생떼를 부리는 듯 툭툭 내뱉는 대사는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캐릭터를 위해 후배 이병진에게 카메라를 배우기도 했을 정도라니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 이번엔 퇴역 내관-SBS ‘왕과 나’

신구는 이번에는 퇴역 내관으로 변신한다. 8월 27일 첫 방송되는 SBS 월화사극 ‘왕과 나’에서 퇴역 내관으로 출연해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내관으로 변신한 신구는 수양딸로 들인 전혜빈의 예견을 듣고 궁 안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계략들에 대비한다.

신구가 보여주는 내관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1년 새 굵직굵직한 작품 4편에 출연하고 있는 신구. 이들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둬 이젠 ‘시청률 제조기’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진정한 열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가 늘 시청자들 곁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뉴스엔>

▶관련 동영상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