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리그' 조별 경쟁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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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왼쪽에서 셋째)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희.정균환 최고위원, 오 대표, 이미경 최고위원.[연합뉴스]

범여권에 3개의 대선 후보 경선 리그가 형성됐다. 의석수 85석의 대통합민주신당(제1리그)과 58석의 열린우리당(제2리그), 그리고 9명의 의원이 있는 통합민주당(제3리그)이다. 당장 급격한 상황 변화로 한두 리그가 통합되지 않는 한 범여권 대선 판도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것이란 분석이다.

각 리그 내 주자들 간 주도권 다툼도 본격화하고 있다. 손학규와 정동영(민주신당), 이해찬과 유시민(열린우리당), 조순형과 이인제(민주당)로 대표되는 각 리그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제1리그의 손학규 후보는 9일께 '비전 선포식'이란 이름의 공식 대선 출정식을 열기로 했다. 손 후보는 6일 충남 예산을 방문해 지지세 확산에 주력했다. 한나라당 이력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비판이 높아지는 데 대해선 정면 대응했다. 배종호 대변인은 "손 후보 없이 대통합민주신당의 탄생은 불가능했다"며 "손 후보의 탈당으로 수구 냉전 세력인 한나라당의 실체가 드러났는데, 그것을 범여권 후보들이 비난하는 것은 동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는 민주신당에 입당하면서 6일 열린우리당 분당 전 자신이 몸 담았던 민주당원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그는 "대북 송금 특검 때 목을 걸고 막지 못했으며, 2002년 분당 때 좀 더 참지 못했다. 죄송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후보 측 관계자는 "최근 호남지역 지지도 조사에서 정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5.18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관심을 모으는 현실에서 보듯 한나라당 출신 손 후보가 정통 여권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손 후보를 겨냥했다.

천정배 후보는 6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함께 정책 토론회를 열어 민주신당 내 개혁 그룹 형성에 주력했다.

제2리그에선 친노(親노무현) 핵심 인사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측근인 이광철 의원은 "유 전 장관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유 전 장관은 18일 자신의 지지모임인 '참여시민광장' 행사를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해찬 전 총리와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유 전 장관은 이 전 총리가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4일 충남 천안에서 지지모임(사단법인 '광장')의 창립총회를 연 이 전 총리는 여세를 몰아 전국으로 세를 불려나갈 예정이다. 제3리그의 선두로 나선 조순형 후보는 6일 국회 도서관에 머물며 정치.경제 분야 공약 만들기에 주력했다. 조 후보 견제에 나선 이인제 후보는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잡탕식 민주신당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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