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 17일째] "인질사태, 탈레반에 모든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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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우처 국무부 차관보 "다양한 압력 목적은 인질 석방"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차관보는 "한국인 인질 사태의 모든 책임은 탈레반에 있다"며 "이번 일을 저지른 건 미국이나 아프간, 한국이 아니라 탈레반이고 인질 석방을 위한 모든 압력은 탈레반에 가해져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고 2일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아프가니스탄 땅에서 일어난 일이고, 아프가니스탄 당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음도 유념하자"며 "이와 함께 중요한 건 우리가 한국 및 아프간 측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우처 차관보는 "미국 정부가 '테러범과는 협상 불가' 원칙에 융통성을 발휘해 줄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건 탈레반이고, 탈레반에 압력과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우리는 납치범들에 대한 양보는 더 많은 납치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으며, 이 같은 우리 입장은 아주 분명하다"며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탈레반에 대한 군사적 압력도 우리가 지닌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라며 "미국은 '잠재적 군사 압력'을 포함한 각종 압력이 다각도로 효과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압력의 목적은 인질들이 무사히 평화적으로 풀려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 군사작전 가능성에는 무게를 싣지 않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인질들의 안전에 대한 모든 부담과 책임은 납치범들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최선의 협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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